예금보험공사 이승우 사장이 장기화되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점거농성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으나 예금 피해자들로부터 거센항의만 받은 채 별다른 소득없이 자리를 떴다.
 
예보 이 사장과 저축은행 담당 임직원은 13일 오전 10시 35분 부산저축은행 초량 본점을 찾아 검거농성중인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과 만났으나 저축은행 본점 안으로도 들어가지 못한 채 예금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만 받았다.

 이 사장은 “저축은행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예금자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예금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재산실사와 매각절차등이 합리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만큼 하루빨리 농성을 풀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비대위측의 점거농성이 지난달 9일 시작돼 한달 넘게 끌면서 예금자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부산저축은행 처리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산피해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농성현장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한 회원은 “예금자들이 맡긴 돈만 모두 돌려주면 당장이라도 점거를 풀겠다”면서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실질적인 피해보상책이 없는 일방적인 방문은 무의미하다”며 반발했다.

 한편 이 사장을 포함한 예보 임직원은 앞서 이날 오전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신정택 회장과 만나 부산저축은행 사태해결을 위해 지역 경제단체를 비롯한 유관기관의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달 9일 부산저축은행 본점 점거농성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예보 등 금융당국의 임직원들이 점거농성 현장을 찾은 적은 몇차례 있었지만 예보 사장이 직접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