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금감원 개혁 선봉에 선 서울여상 출신 2人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2국의 김태임 검사4팀장(49)과 기업공시국의 이화선 특별심사팀장(47)은 서울여상 선후배다. 두 사람은 지난달 16일 인사에서 금감원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팀장 자리에 나란히 올랐다. 저축은행 부실 검사와 일부 직원들의 비리로 비판을 받았던 저축은행 검사국과 기업공시국에 각각 배치됐다.

김 팀장과 이 팀장은 1980년과 1983년 서울여상을 졸업했다. 두 사람 모두 졸업 후 곧바로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당시만 해도 서울여상에서 성적이 5등 안에 들어야 한은에 들어갈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이들은 1999년 금감원으로 함께 옮겨왔다.

김 팀장은 대형 · 계열 저축은행을 제외한 80개 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하는 저축은행 검사2국에서 충청 · 호남 · 강원지역 업체들을 담당하고 있다. 한 동료는 "2003년과 2006년에도 검사 업무를 맡았던 베테랑"이라며 "여신분야에 대한 검사역량이 뛰어나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후배들의 잘못은 가차없이 지적하면서도 잘 다독이고 가르치는 '큰 누이' 같은 스타일로도 알려져 있다.

이 팀장은 감독원 내에서 '독종'으로 불린다. 한은에서 근무하던 시절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자비로 유학길에 올라 아메리칸글로벌대에서 회계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금감원의 한 임원은 "함께 일할 때 새벽 2~3시까지 일과 씨름하는 모습을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일을 시키면 반드시 다음날 성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은행권역에서 주로 근무했다. 이번에 기업공시국으로 옮겨 특별심사 업무를 맡게 됐다. 증권 분야의 합병신고서 등 난이도가 있고 전문적으로 들여다 봐야 하는 일이 많은 곳이다. 특히 고위험 기업군에 대해서는 특별심사팀이 일선 조사팀과 공동으로 심사를 벌이기도 해야 한다. 이 팀장이 회계감독국,조사국,은행검사국 등을 두루 거쳐 기업공시국에서도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금감원은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과 조직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그리고 청렴성에서 탁월한 평가를 받아 두 사람은 원장이 직접 인선한 것으로 안다"며 "남자 팀장 두 명의 역할을 하고도 남을 성실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