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이수만 회장이 유럽 작곡가들과 음악 프로듀서들을 상대로 ‘한류 발전의 3단계’를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이 회장은 11일 오후(현지 시간) 파리시내 한 호텔에서 유럽 작곡가와 프로듀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콘퍼런스에서 자신이 14년 전 고안한 ‘문화 기술(Culture Technology, 이하 CT)’ 이론을 통해 한류가 생겨나게 됐다면서 그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CT에 대해 14년 전 자신과 함께 하던 아티스트들과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IT(정보기술)와 구별하기 위해 만든 용어라며, “IT가 지배하던 1990년대 이후 IT보다 더 정교하고 복잡한 테크놀러지인 CT의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CT 이론에 근거해 ‘한류 3단계’ 발전론을 제시했다.

한류 문화상품을 수출하는 1단계, 현지 회사 또는 연예인과의 합작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2단계, 현지 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현지 사람에게 한국의 CT를 전수하는 3단계를 거쳐 한류 현지화를 이뤄 그 부가가치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made in’(원산지)이 아닌 ‘made by’(제조가)가 중요하다” 며 “3차 한류의 스타가 중국인 아티스트나 중국 회사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스타가 바로 SM의 CT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를 지내고 ‘뉴 잭 스윙’을 창시해 세계 3대 프로듀서로 알려져 있는 테디 라일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라일리는 K팝에 대해 “단순한 음악장르가 아닌 일종의 현상이자 ‘무브먼트(movement)’로서 이 ‘무브먼트’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의 대표적 음반 퍼블리셔인 윌리 모리슨은 “10일 공연을 보면서 영국에서 비틀스 공연을 보며 열광하는 팬들을 연상했다” 면서 “가족과 함께 지켜볼 수 있는 교육적이기도 한 SM과 K팝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그 이면에 이러한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편 SM 소속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에프엑스 등 5개 K팝 그룹은 이날 7000여명의 한류팬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파리 2차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밤 K팝 전사들은 첫날 공연보다 한층 안정되고 파워풀한 노래와 춤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한류팬들의 반응도 훨씬 집중되고 뜨거워지면서 팬과 가수가 하나가 되는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SM 관계자는 “이번 SM타운의 파리 공연이 성공한 것은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지고 주변의 도움도 많았기 때문” 이라며 “특히 공연 기획 초반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