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증시는 쉼없이 너무 빠르게 오른 데 따른 '건강한 조정'으로 보면 됩니다. 이런 조정기에는 '가치형 성장주'에 투자해야 합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신흥국 부자들을 대상으로 고품질 제품을 파는 기업들에 주목할 만합니다. "

한국경제TV 와우넷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인 계삼 윤승환 대표(44 · 사진)는 "올 3분기까지는 제한적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겠지만 4분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지금은 조정장에 맞는 주식을 골라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윤 대표는 1995년 SK증권에 입사해 12년간 다양한 업무를 맡아 경력을 쌓은 뒤 에셋플러스와 마이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사 등을 두루 거친 '투자 고수'다. 그는 와우넷 카페에서는 '가치투자의 명가'로 통한다. 대차대조표를 집중 분석해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그의 투자 기법이다. 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본다. 그는 "대차대조표를 보면 기업 오너의 경영철학을 볼 수 있다"며 "부채와 자본으로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 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출을 늘려 어디에 투자하는지,어떤 식으로 매출이 일어나는 근거를 꼼꼼히 살핀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의 들쭉날쭉한 주가 흐름에 대해 "글로벌 3대 악재(유럽의 재정위기,미국 경기지표 악화,중국 긴축 우려감)의 영향으로 시장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며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국내 증시가 쉴 명분을 얻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시장에서 이미 이런 위험 요소를 인식하고 있고,그동안 수많은 위기에 대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극복해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대표는 지금 같은 조정장에 딱 맞는 주식으로 '가치형 성장주'를 추천했다. 그가 말하는 '가치형 성장주'란 제품 경쟁력이 좋고,시장 지배력이 탁월한 기업들이다. 그는 대표적 종목으로 휠라코리아를 꼽았다. 또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는 CJ오쇼핑,락앤락도 여기에 속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휠라코리아는 아큐시네트를 인수하면서 '달리는 말이 날개를 단' 격이 됐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한 실적이 주가에 반영돼 추가 상승을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신세계 등 백화점주와 홈쇼핑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도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책 입안자들이 사용하는 마지막 수단은 소비 진작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국내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가 꼽은 휠라코리아,CJ오쇼핑,락앤락 등도 이 같은 범주에 속해 있다.

이와 함께 금리 인상과 맞물려 현대해상,코리안리 등 손해보험,재보험 등 보험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2등 그룹인 현대해상은 현재 1등인 삼성화재 자리를 충분히 넘볼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료 인상과 정부의 우호적인 제도 환경 등은 보험주를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6월 말 종료되면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철저히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차 · 화 · 정(자동차,화학,정유) 내에서도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현대 · 기아차 등 완성차 종목이 아닌 만도 같은 부품주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했다. 그는 "일본의 전례를 봐도 1980년대에는 완성차들의 주가만 좋았지만 완성차들이 글로벌화하면서 일본 내 부품사를 찾기 시작했다"며 "한국도 이 같은 과정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안상미/사진=강은구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