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분할 재상장 첫 날 기대를 뛰어넘는 시초가와 상한가까지 기록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분할 전부터 신세계 주식을 갖고 있던 투자자들은 600억원 가까운 평가차익을 남겼고,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평가차익도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신세계는 시초가보다 14.95%(5만3000원) 오른 4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분리 상장 첫날부터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며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겼다. 이마트는 7.26% 하락한 22만3500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시초가는 각각 35만4500원, 24만원1000원으로 결정되며 순조로운 춭발을 보였다.

오전에는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신세계가 빠지고 이마트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신세계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고 이마트도 낙폭을 다소 줄이면서 이 회장은 99억원을, 두 자녀는 각각 42억원과 14억원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26.1:73.9로 분할 뒤 이날 재상장했다. 분할상장 전 신세계 지분 17.30%(652만4486주)를 보유하고 있던 이 회장은 재상장으로 신세계 170만2890주, 이마트 482만1596주를 보유한 상태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남매의 지분도 각각 7.32%, 2.52%에 이른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와 이마트의 시초가가 크게 차이 난 것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업황이 뚜렷히 다르기 때문"이라며 "백화점은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할인점은 여전히 낮은 수익성이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성장전략도 주가 수준을 갈랐다. 그는 "신세계는 국내 백화점 출점 중심의 단순한 성장전략을 제시했지만 이마트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 사업 확대, 신사업 확장 등 상당기간 저수익성을 감내해야 하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그러나 시초가가 높게 형성돼 투자매력이 적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 증권사들은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31만4000원~40만원,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27만원~37만1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나올 호재가 없어 추가 상승 여력으로 보면 신세계보다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이나 롯데쇼핑의 투자매력이 더 크다"며 추가 매수는 자제할 것을 권했다. 현재 주가는 신세계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의 14~15배, 이마트는 10배라는 설명이다.

그는 "백화점 업황이 좋아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통주가 오를 때 상대적으로 느리게 오를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