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실적에 따라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 profit sharing)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이익분배금 차이로 인한 계열사 간 · 임직원 간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올해(1월 지급분)부터 PS 지급의 기준이 되는 연봉 격차를 좁히고,내년부터는 계열사별 PS 지급 총액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삼성 새 PS 지급 기준은

7일 삼성에 따르면 그룹 미래전략실은 이달 초 새로운 PS 지급 방안을 확정,각 계열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방안 확정에 앞서 한 달여 동안 계열사 경영지원팀과 협의도 거쳤다. 한 관계자는 "전년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매년 1월 PS를 지급한 뒤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데,올해는 계열사 간 PS 격차를 줄이고 지급 규모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변경된 PS 제도의 핵심은 연봉 산정 방식이다. 현재 삼성 임직원들의 연봉은 기준급(각종 수당 포함)과 능력급,능력가급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핵심은 능력급의 일정액을 추가로 주는 능력가급으로,개인별 실적을 평가해 네 단계(0~100%) 차등 지급한다.

예컨대 월 기준급 100만원과 능력급 100만원을 받은 대리급 직원 A와 B가 있다고 가정하자.A가 업무 고과에서 최고등급(능력급의 100%),B는 최저등급(능력급의 0%)을 각각 받으면 A의 월 급여는 300만원,B는 200만원이 된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A는 3600만원,B는 2400만원이다. 이후 PS 지급 때 똑같이 50%를 적용하면 A는 1800만원,B는 1200만원을 받게 돼 연간 급여 총액 차이는 더 벌어진다.

삼성은 이 같은 급여 구성을 올해(지난 1월 지급분)부터 조정했다. 능력가급의 50%만 월 급여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연봉 격차를 줄였다. 나머지 50%는 일시불로 지급하되 연봉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새 기준에 맞춰 다시 연봉을 계산하면 A는 3000만원,B는 2000만원이 된다. 삼성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임직원들 간 PS 격차를 좁히는 구조로 바뀐 것"이라며 "올해부터 이 방식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내년(2012년 1월 지급분)부터 PS 지급 총액 산정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PS의 기본은 계열사가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서 법인세,금융비용,자본비용을 뺀 뒤 20% 정도를 임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구조다. 삼성은 여기에서 자본비용(자본금+이익잉여금) 산정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작년까지 14%였던 자본비용 산정비율을 13%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영업이익에서 빠지는 비용이 줄면서 계열사별 PS 지급 총액이 늘어난다.

◆조직 내 위화감 줄여라

삼성이 PS 지급 기준이 되는 연봉 구조를 바꾸는 것은 임직원 개인 간,계열사 간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매년 연봉의 50%를 PS로 받는 삼성전자 핵심 사업부에 비해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와 다른 계열사 임직원들은 많아야 10% 안팎의 성과급을 받거나 아예 못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올 1월 지급된 계열사별 PS를 보면 격차가 상당하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무선사업부,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등이 연봉의 50%를 한꺼번에 받은 데 비해 생활가전사업부는 20%,삼성SDI · 삼성전기는 10% 중반대를 받았다.

PS 지급 총액을 늘리는 것도 상대적으로 성과급을 덜 받는 직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삼성 내부의 해석이다. 일각에선 7월1일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각 계열사 임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