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임상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기초연구와 임상연구가 잘 연계돼 있고 연구 인력도 우수하다. 앞으로 글로벌 연구 · 개발(R&D)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나라가 될 것이다. "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의 아 · 태지역 리서치 총괄책임자인 리처드 코넬 부사장(52 · 사진)은 "지난 9년간 한국 내 R&D에 17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향후에도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경제TV가 최근 개최한 '2011 글로벌 파마-바이오포럼' 참석차 방한한 코넬 부사장은 "2002년 3건에 불과했던 한국에서의 글로벌 임상이 올해 110개로 늘어났다"며 "한국의 임상 환경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허만료,엄격해지는 신약의 허가승인,제네릭(복제약)과의 경쟁 등 급변하는 제약산업환경에서 엄청난 정보량을 처리할 수 있는 한국의 최첨단 기술과 우수한 R&D 인력이 빛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넬 부사장은 "2년 전부터 한국에 리서치 책임자를 상주시키고 있다"며 "김영화 한국화이자 R&D 총괄매니저가 제약 바이오 분야의 유망 연구기관과 연구자를 발굴해 본사 연구진과 긴밀히 연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국내 연구진이 발표하는 관련 논문과 학회,파트너 발굴을 위한 설명회를 빠짐없이 챙긴다고 했다.

그는 올해 한국을 '핵심 이머징 마켓'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코넬 부사장은 "한국의 임상시험 시장이 수년 동안 폭발적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은 연구와 개발이 따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하나로 묶는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리베이트 관행 타파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에 대해서도 "지난 100여년간 바뀌지 않은 제약영업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의료급여,의약품의 접근,R&D 등 투명성이 보장되는 의료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