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호텔들이 결혼 비수기인 7~8월 여름시즌을 앞두고 '웨딩홀 채우기' 경쟁에 들어갔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웨딩홀이 꽉 차는 봄 · 가을과 달리 여름엔 텅 비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여름철 웨딩 예약 건수는 봄 · 가을의 절반에 불과하다. 시설투자비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호텔 입장에선 값을 깎아주더라도 고객을 많이 유치해 웨딩홀을 쉼없이 가동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주요 호텔들이 '가을 웨딩'을 계획한 예비 부부들의 결혼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혜택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내건 '여름 웨딩 패키지'를 내놓고 있는 이유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노보텔앰배서더강남'은 7~8월에 결혼하는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할인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모든 웨딩 메뉴를 10% 깎아주고,와인을 포함한 음료는 절반 값만 받기로 했다. 비용은 하객 300명 기준으로 2300만원 안팎.안심 스테이크가 포함된 식사와 음료 꽃장식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대관료나 폐백실 사용비는 따로 없다. 이 호텔 관계자는 "이 가격은 호텔 외부 일반 고급 웨딩홀과 비슷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세종호텔은 6~8월 결혼 고객에 대해 웨딩 식사 및 음료 가격을 10~40% 할인해준다. 식사 메뉴는 월~금요일에는 15%,토 · 일요일에는 10% 깎아준다. 여기에 △객실 숙박권 △2인 호텔 뷔페 이용권 △웨딩 케이크 △폐백 의상 대여 △웨딩카(350명 이상) △30만~50만원 웨딩 선물권 등도 지급한다.

서울팔래스호텔은 여름 프로모션 기간을 다른 호텔보다 보름 정도 긴 7월1일부터 9월15일까지로 정했다. 이때 결혼하는 예비부부들은 식사 10% 할인,꽃장식 20% 할인,무료 시식 4인 제공 등 기본 서비스와 함께 예식 당일 3중주 무료 연주,신혼여행 경비 30만원 지급 등 특별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JW메리어트호텔은 아예 7~8월 결혼고객을 위해 1인당 5만8000원(세금 봉사료 별도)짜리 특별 메뉴를 개발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도 같은 가격이다. 지난달 연회장 리모델링을 마친 메이필드호텔도 8월 말까지 △5만원짜리 스페셜 메뉴 △와인 20% 할인 △테이블당 음료 4병 △허니문스위트 1박 등으로 구성된 '프러포즈 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츠칼튼은 결혼식 장면을 녹화한 뒤 DVD로 제작해 주는 서비스(50만원 상당)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라호텔과 조선호텔은 부가 서비스를 통해 여름 웨딩족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신라호텔은 올여름부터 파티 형식의 웨딩을 선보인다. 식장 입구에 '칵테일 리셉션'을 마련,하객들이 칵테일을 들며 혼주와 덕담을 나누고 미리 준비한 신혼부부 사진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웨딩이 끝난 뒤엔 신랑 신부의 친구들이 모여 뒤풀이를 할 수 있도록 '애프터 파티'도 열어준다.

지난달 리노베이션을 끝마친 조선호텔은 웨딩의 컨셉트를 '럭셔리'로 잡았다. 웨딩 메뉴를 고급화한 점을 감안해 300명을 기준으로 한 최소 결혼식 비용도 리노베이션 전 3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