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조경종옥탕’ 습관성유산 치료 효과 밝혀져

동의보감에 수록된 ‘조경종옥탕’이 습관성 유산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국내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자연담은한의원과 가천의과학대가 조경종옥탕 복합추출물질이 면역세포인 NK세포(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임신 유지를 돕는 사이토카인(면역계 신호조절 전달물질)의 생성을 유도해 습관성 유산 해결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이 연구결과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인 ‘에스노파마콜로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태어난 지 6주된 쥐의 비장에서 분리한 NK세포에 조경종옥탕을 첨가해 관찰한 결과,수정된 배아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페론-감마’의 생산은 억제하는 반면 임신 유지를 돕는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5’의 생산은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임신한 후엔 ‘인터페론-감마’와 같이 세포독성이 있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 NK세포의 비율이 줄어들어야 정상적으로 임신을 유지할 수 있다.하지만 습관성 유산 환자의 경우 임신을 해도 이같은 NK 세포의 기능 전환이 원활하지 않아 수정된 배아를 공격하기 때문에 유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조경종옥탕이 이중 세포 독성이 높은 NK 세포의 비율을 줄이고 세포 독성이 낮고 태아에게 유리한 항체를 형성해 보호하는 NK 세포의 비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이를 이용한 임상치료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자연담은한의원에 내원한 300명의 습관성 유산 환자에게 조경종옥탕을 복용케했더니 이 중 85%(255명)가 임신 5개월 이상으로 출산을 앞둔 사람도 상당수였다고 한의원 측은 밝혔다.

이 곳 조광호 원장은 “조경종옥탕에 관한 기존의 연구는 호르몬 변화나 배란에 관련된 것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면역학적 기전을 바탕으로 유산의 원인을 규명한 첫 연구성과”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