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의 만혼(晩婚) 세태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건 2000년 들어서다. 그 이면에는 결혼보다는 미혼이 주는 자유와 편리, 취미 생활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대지진을 겪은 이후 일본 여성의 가치관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3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온라인 결혼중개업체 '오네트'의 경우 여성 회원 가입자가 쇄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지난달 결혼상대를 찾는 자료 청구건수는 15%, 결혼에 골인해 탈퇴하는 회원 수는 20%가 증가했다.
결혼용 예물반지나 커플링 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의 4월 예물 관련 매출이 전월 대비 40% 증가했으며 도쿄 도심의 데이코쿠호텔이 매년 5월 개최하는 웨딩 박람회 방문객은 평년보다 10% 늘었다.
일본 사회심리학자들은 여성들의 이 같은 심경 변화를 '공포감으로 인한 안정 추구 경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지진이라는 심각한 공포를 경험한 이후에 가족, 애인과 같은 정서적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고 상대를 배려하고 싶은 욕구가 높아졌다는 것.
한편 이러한 변화에 따라 결혼 중개업소에 가입하는 여성이 부쩍 늘고 있으며 결혼식장이나 예물 관련 등 이른바 혼수용품시장이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한경닷컴 김종문 기자 mincho198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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