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대형사들의 1분기 연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했다. '차 · 화 · 정(자동차 · 화학 · 정유)'의 순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급감했지만 이익 규모는 여전히 국내 1위였다.

◆1000원 팔아 77원 남겨

3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한 유가증권시장 166개사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49조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2%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6조9709억원으로 5.4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1조896억원으로 1.92% 감소했다. 실질적인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19조8409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4.4%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은 지배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종속회사 지분율에 해당하는 순이익을 말한다. 기존 회계기준(K-GAPP)에서 지분법이 반영된 순이익과 비슷한 개념이다. 정미영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총괄팀장은 "자동차와 화학업종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 가격 하락,부동산 경기침체 지속 등으로 순이익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IFRS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올해부터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 IFRS를 조기 적용했거나 자산 2조원 미만이면서 자발적으로 연결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이 이번 집계에 포함됐다. 연결재무제표는 지배회사와 종속회사를 하나의 회사로 간주,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연결해 작성한 재무제표를 말한다.

연결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73%로 전년 동기(8.76%) 대비 1.03%포인트 하락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약 77원을 남긴 것으로,전년에 비해 수익성은 다소 낮아졌다. 별도재무제표로 집계한 영업이익률(7.86%)보다는 0.14%포인트 낮았다. 종속회사의 수익성이 지배회사의 수익성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코스닥 순이익은 178% 급증

업종별로는 삼성전자 등 국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전자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지배기업 지분)은 전년 동기 대비 32.41% 감소했고 LG디스플레이LG전자는 순이익 적자로 전환했다. 운수창고와 종이목재 업종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의약품(-79.87%) 건설(-50.84%) 업종 순이익도 크게 줄었다.

반면 올해 증시를 달궜던 운수장비(44.75%)와 화학(23.97%)의 선전은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현대자동차 순이익이 1조7515억원으로 삼성전자를 뒤쫓았고,기아차(90.21%)와 현대모비스(18.16%)도 선전했다. SK이노베이션의 순이익은 정제마진 상승 등의 호재를 입고 203.97% 급증했다. 기계(63.31%) 유통(58.78%) 업종의 순이익 증가세도 눈에 띄었다.

코스닥시장 48개사의 1분기 연결 매출은 2조6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8% 늘었다. 지배기업분 순이익은 1158억원으로 178.24% 급증했다. SK브로드밴드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IT 업종(24개사)의 순이익은 518.47% 급증해 유가증권시장과 엇갈렸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