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카스'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0일 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카스 후레시'의 올 1분기 출고량은 1520만상자(1상자는 500㎖ · 20병)로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2009년 34.5%에서 지난해 37.3%로 높아진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39.6%로 뛰었다.

2009년 15.1%포인트 차이였던 1위 '하이트'와의 점유율 격차도 1.3%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맥주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된 데다 맥주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쉽게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장인수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은 "유통기간을 단축시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맥주맛이 더 좋아진 것이 카스 약진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진로에서 소주 영업만 30년 가까이 담당하다 작년 초 오비맥주로 자리를 옮긴 장 부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카스의 유통기간을 줄이는 데 '올인'했다. 그는 "소주는 오래 보관하다 마셔도 큰 차이가 없지만 맥주는 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사장은 "소비자에게 '톡 쏘는 청량감'이 특징인 카스맛을 제대로 느끼게 하려면 유통기간을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월 말이면 '월 출고량'을 늘리려고 도매상 창고에 제품을 쌓아두는 이른바 '밀어내기 영업'부터 근절시켰다.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영업현장의 반발에도 뚝심있게 밀어붙인 결과 월말 기준으로 200만~250만상자에 달했던 도매상 창고물량은 3~4개월 만에 80만~90만상자로 줄어들었다.

지난 3월 말 출시된 신제품 'OB골든라거'에 대해 장 부사장은 "40~50대를 겨냥한 중후한 맛이 특징으로 오비맥주가 점유율 50%를 돌파하기 위한 야심작"이라고 소개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