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株 '흥행 실패'에 장외시장 급속 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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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맥·KT스카이라이프 등 상장 앞두고도 주가 이례적 하락
공모주 시장 '찬바람' 우려
공모주 시장 '찬바람' 우려
장외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장외시장 종목이 희망공모가 밴드(범위)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KMH(케이엠에이치) 등 새내기주가 상장 첫날부터 잇달아 하한가를 치는 것에 놀란 투자자들이 장외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외가격이 공모가 희망가 밑돌아
29일 장외주식 거래사이트 프리스닥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심사를 청구한 케이맥의 기준가격(매수 · 매도호가 중간값)은 한 주 동안 7.5% 내렸다. 다음달 3일 상장 예정인 KT스카이라이프의 기준가격도 6.6% 떨어졌다. 다음달 8~9일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엠케이트렌드도 장외에서 1만4500원에 시세가 형성돼 한 주간 6.4% 떨어졌다.
예정 공모가격 아래에서 거래되는 종목도 등장했다. 지난 20일 코스닥 상장심사를 청구한 뉴로스의 기준가격은 1만1200원으로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1만2000원)을 밑돌았다. 이달 초 상장심사 청구서를 낸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역시 희망발행가 12만~14만원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9만9500원에 거래됐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상장을 앞둔 장외기업 상당수가 예상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며 "장외주식이 통상 공모희망가보다 5~10%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새내기주 부진이 원인
장외시장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위아 골프존 등'대어'들의 인기에 힘입어 열기가 뜨거웠지만 최근엔 정반대다.
200 대 1을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골프존은 지난 20일 상장 직후 추락하면서 공모가(8만5000원)를 밑도는 8만3300원에 머물렀다. 장외에서 10만원대까지 호가가 형성됐던 종목이다. KMH 역시 지난 25일 상장 직후 기관들의 매도 공세 속에 하한가로 밀렸다.
최근 공모가를 엄격하게 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공모일정이 자꾸 연기되는 종목이 늘어난 것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공모가 산정 논란으로 골프존 등의 IPO 일정이 연기되는 것을 보면서 투자자들이 부담을 가졌다는 것이다.
◆공모주시장도 타격받나
증권가에서는 장외시장에 이어 공모주 청약시장도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모주 청약의 '메카'인 명동 증권가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신종원 우리투자증권 명동WMC센터장은 "지난 2월 있었던 현대위아 청약 이후 옥석을 가려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최근 청약을 받은 종목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97 대 1) 세아특수강(363 대 1) 등 대기업,혹은 중견그룹 계열사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지만,엘티에스(6 대 1) KMH(14 대 1)는 경쟁률이 낮았다.
이에 따라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은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잡거나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기업들이 상반기에 공모를 마치길 원하고 있다"며 "상장을 앞둔 기업들도 공모가를 낮춰 잡는 쪽으로 논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유미/송종현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