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의 불법파업으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생산이 올스톱될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미 재고가 바닥나 일부 차종은 생산이 중단됐고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5000여개사에 달하는 완성차업체의 납품업체들도 연쇄적으로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유성기업 노조는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요구하며 생산라인까지 점거하고 있다.

주간 연속 2교대제가 도입되면 정규 근로시간이 하루 10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어 공장 가동시간이 25% 감소하게 된다. 바로 이 같은 부담 때문에 주간 2교대제는 완성차 업체들조차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회사 노조는 여기에다 임금은 종전 수준대로 지급하라는 요구까지 내걸고 있다. 임금이 20% 정도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사노위(사회주의노동자정당 추진위원회) 같은 외부세력이 개입한 탓에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됐다. 이 회사가 만드는 피스톤링은 단가가 1350원밖에 안되지만 엔진의 필수 부품이다. 시장 점유율이 70%나 되기에 파업도 가능했다. 실제 이 회사의 작년 매출(2299억원)은 전년보다 39% 고성장했고, 올 1분기에도 공장가동률이 80%를 넘는다.

유성기업은 파업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증시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파업사태는 그동안의 소위 동반성장론이 얼마나 허구에 가득찬 관념적인 구호였는지 잘 보여준다. 같은 중소기업이라도 잘 나가는 납품업체와 내수부문의 열악한 사정이 극명하게 다른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 납품업체를 일방적인 착취 피착취 관계로 간주해 강제로 이익을 나눠가지라는 소위 초과이익공유제가 진정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아니 바로 그런 일각의 대기업 때리기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 이번 불법 파업이다.

정운찬 동반성장 위원장은 이번 파업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해법이 있는지도 듣고 싶다. 대기업과 납품업체를 적대적 관계로 간주하고 편을 가른 다음, 권력이 개입하려는 동반성장론이 얼마나 헛된 구호였는지 이번 파업이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