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청동 정독도서관 맞은편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연두'는 커피를 좀 아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알려진 커피하우스다. 직접 수입한 원두를 매장에서 바로 볶아 자신만의 독특한 커피 맛을 제공하면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홍수를 이루는 요즘에도 커피 애호가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연두라는 이름은 인연 연(緣),콩 두(豆)를 써 '커피와의 좋은 인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선구 사장(42)은 "이곳에 오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커피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라며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핸드 드립 커피 맛을 본 고객들이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찾다가 우리 점포에 찾아온다"며 커피 맛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여 사장이 말하는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3가지 요소는 원두의 품질,로스팅 기술,커피 추출 과정 등이다. 좋은 풍미가 있는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이들 3가지 요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그래서 세운 원칙이 있다. 원두는 매년 커피 생산지의 기후와 커피농가의 나무 수,토양의 변화,보관 방법과 기간 등 원두 이력을 바탕으로 수확한 지 6개월 이내 원두만을 구매한다. 또 커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원두는 매일 로스팅하고,주문을 받은 뒤 원두를 분쇄해 커피를 추출한다. 로스팅한 원두가 1주일이 넘어가면 무조건 폐기한다.

여 사장은 "우리의 커피 맛은 신선한 원재료가 가진 본래의 맛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커피 주문을 받을 때도 원칙이 있다. 반드시 어떤 스타일의 커피를 원하는지 묻는다. 여 사장은 "사람의 입맛은 상대적이고 취향도 다르죠.어떤 사람은 쓴맛이 강한 커피를,어떤 사람은 신맛이 강한 커피를 좋아한다"며 "고객 취향을 일일이 맞춘다는 게 까다롭긴 하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일반 커피전문점과 달리 핸드드립 커피 판매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핸드드립 커피는 전문 바리스타가 작업해야 제맛을 내기 때문에 일반 커피점에서는 잘 취급하지 않는다. 연두에서 만드는,커피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더치 커피'는 특히 커피 마니아들로부터 인기다. 생수를 한 방울씩 떨어뜨려 커피를 추출하는 더치커피는 만드는 데에만 3시간 이상이 걸리지만,뜨거운 물에서 날아갈 수 있는 커피 고유의 향을 그대로 살려내 깊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카페인 함유량도 상대적으로 적다.

매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이탈리안 샌드위치나 일본식 카스테라,쿠키 등 사이드 메뉴도 인기다. 커피와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함께 다양한 커피 잔과 핸드밀,모카포트 등 커피 추출 기구,티백형 커피도 판매한다. (02)736-5001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