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에 시프트(장기전세주택)를 지으려는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재정난이 심각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수익성 저하를 우려해 시프트 건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LH와 SH공사는 지난 3월 위례신도시 공동시행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한데 이어,공구 분할을 마치고 가구 수를 최종 확정하는 실시협약을 이달 말 체결할 계획이다.

SH공사는 위례신도시 부지 일부에 시프트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LH를 의식해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LH 측은 적자 사업인 시프트를 위례신도시에 공급할 경우 전체 수익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데다,이미 수립된 국책 사업의 기본 골격을 지자체의 시정 사업을 위해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업계획 변경에 부정적이다. 시프트는 조성원가와 공급가 차이로 가구당 30% 정도 적자를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동시행사인 LH와 SH공사는 각각 75% 대 25%의 지분에 따라 사업비를 투입하는 것은 물론 향후 개발 수익도 분배하도록 돼 있다.

LH 관계자는 "아직 서울시나 SH공사가 시프트 관련 협상을 공식 제의하지 않아 (시프트 건립 문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임대주택 용지가 아닌 분양주택 용지에 시프트를 넣을 경우 SH공사가 손실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나 SH공사는 중산층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위례신도시에도 시프트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의견 조율에 실패할 경우 향후 시프트 공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위례신도시 실시계획승인안에 따르면 SH공사 건립 규모는 송파구 일대 부지를 중심으로 한 6500여가구다. SH공사는 시프트 건립을 반영해 가구 수 등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