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 덕분에 자산 규모 2조원 미만 상장사들이 '두 자릿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운수장비,화학,철강금속,유통,기계업종이 실적 호전을 이끌었다.

17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법인 465사의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50조39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조3486억원과 2조5286억원으로 16.9%,9.8% 늘었다.

12월 결산법인 650개사 중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분기 실적을 비교할 수 없는 185개사는 이번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또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158개사는 30일까지 분기보고서를 내면 돼 집계에서 제외됐다.

정미영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총괄팀장은 "이번에 발표된 1분기와 작년 동기 실적은 IFRS 기준으로 집계된 첫 사례"라며 "국내 대표기업을 제외한 상태에서도 465개 기업 실적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4.2%를 크게 웃돌아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6%로 작년 1분기 6.52%보다 좋아졌다. 1000원어치 상품을 팔아 66.5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다만,재무건전성지표인 부채비율은 건설업체가 다수 포함된 영향으로 지난해 말 82.4%에서 3월 말 현재 86.3%로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자동차 수출 호조 속에 전기전자 업종과 운수장비업의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태양광 발전의 수요 증가에 따른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으로 화학업종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반면 부동산 경기침체와 시멘트 수요 부족으로 건설업과 비금속광물업은 적자로 전환됐다. 설비투자 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운수창고업도 경기 호전의 훈풍에서 비켜나 순이익이 급감했다.

기업별로는 전체 제조업체의 81.5%인 465개사가 흑자를 기록한 반면 86개사(18.5%)는 적자를 냈다.

OCI의 실적이 돋보였다. OCI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부문 1위 등 '2관왕'에 올랐다. 영업이익은 177% 늘어난 3527억원,순이익은 185.9% 증가한 3025억원에 달했다. KT&G,태광산업,제일모직,현대글로비스 등도 영업이익 상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적자폭이 가장 큰 기업은 진흥기업으로 나타났다. 진흥기업은 869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한진해운홀딩스,쌍용차,STX팬오션 등도 40억원 내외의 적자를 입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