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도 고령화 바람이 거세다. 60세 이상 시니어계층의 증시 참여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시장의 주력 투자계층으로 부상했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주식투자 인구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1인당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가벼워졌다. 강남과 수도권에 대한 시가총액 편중 현상도 완화돼 눈길을 끈다.


◆60대,주식시장의 '신인류'

한국거래소가 16일 발표한 '주식투자 인구와 보유현황'을 보면 연령대별 개인투자자의 판도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그동안 60세 이상 시니어계층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속성상 증시에서 주변인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60세 이상은 투자규모와 투자활동인구,평균 주식보유금액 등에서 다른 연령층을 압도했다. 지난해 60세 이상이 투자한 금액은 94조6770억원으로 전체 개인투자액의 33.7%를 차지했다. 한국 주식시장이 개설된 지 56년 만에 50대(29.5%)를 제치고 제1투자세력으로 올라선 것이다. 2009년까지만 해도 60세 이상의 투자액 비중은 24.6%로,50대(33.1%)는 물론 40대(28.3%)에게도 밀렸다.

60세 이상의 주식투자 인구도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 투자자 수는 78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7만7000여명 늘었다. 이는 개인투자의 16.6%에 해당한다. 통계청이 사용하는 인구통계학적 구분 기준으로 60세 이상이 지난해 처음으로 50~54세,45~49세,40~44세 등 3개 연령대를 투자자 비중에서도 앞지르기 시작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노령층의 주식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노후 보장에 대한 사회시스템이 불안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이유야 어쨌든 60세 이상이 증시의 새로운 수급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60세 이상의 평균 주식보유액도 1억2000만원으로 다른 연령층을 압도했다.

◆주식부자는 강남보다 용산에 많아

국내 주식 투자자 수는 늘었지만 1인당 평균보유 종목 수는 2009년 3.3종목에서 2.9종목으로 12% 줄었다. 보유금액 역시 1인당 7300만원에서 6300만원으로 13.7% 감소해 포트폴리오 슬림화 추세를 나타냈다.

개인 투자인구의 0.6%에 불과한 10만주 이상 대량보유자(2만8000명)가 개인 시가총액의 49.4%를 보유,'큰손'들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1000주 미만 소액투자자는 319만명(67.2%)에 달했지만 시가총액의 7.7%를 보유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개인투자자가 전체 시가총액의 78%를 보유해 1년 전보다 비중이 8.6% 줄었다. 서울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주식부자'였던 강남구의 시가총액 비중이 23.2%에서 22.1%로 감소했다. 대신 용산구의 비중이 21.5%에서 23.9%로 늘어나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강남 서초 종로 등의 순이다.

지역별로는 부산 투자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2.7%에서 4.8%로 가장 크게 늘었다. 대구 울산 경남 등도 1%포인트 이상 증가해 영남 투자자의 영향력이 강화됐다.

김유미/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