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일 제조사인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가 지난 3월 말 중국고섬의 거래정지 사태 이후 중국 기업 중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 이를 계기로 싸늘해진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2~3일 일반청약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완리인터내셔널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 3월 말 한국거래소의 예비 상장심사를 통과한 후 2개월여 만이다. 중국고섬 사태 여파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상장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다.

완리인터내셔널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신주 1220만주를 모집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에게 244만주,기관투자가에 976만주가 각각 배정됐다. 공모 희망가는 주당 4100~5500원이다. 오는 27일과 30일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결정한다. 다음달 2~3일 일반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15개다. 올해 초 상장된 중국고섬이 회계문제로 거래정지되면서 중국 기업의 상장작업은 중단됐다. 따라서 완리인터내셔널의 공모가 성공할지 여부가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 바람을 다시 일으킬지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경영투명성 강화로 승부

중국고섬 거래정지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문제를 일으킨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완리인터내셔널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산업은행이 부품소재기업 인수 · 합병(M&A)을 위해 조성한 사모투자회사(PEF)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244억원을 투자한 산업은행은 17.8%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산업은행 PE실 관계자 1명은 비상근이사로 등록했다. 국내 법무법인인 대륙아주의 김정애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내부통제의 투명성도 높였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회계감사를 받는 등 회계 투명성도 강화했다는 게 주관사인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고섬 사태 여파로 투자심리가 워낙 악화돼 있는 점이 큰 변수다. 스포츠화와 의류를 제조하는 차이나그레이트의 경우 실적개선이 예상됨에도 지난 4월 초부터 16일까지 주가가 9.86% 하락한데서도 투자심리 위축이 잘 드러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