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억달러 대 813억달러로 80억 달러까지 간격 좁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그룹이 증시에서 독일의 폭스바겐(VW)마저 추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블룸버그와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가총액 합은 약 730억달러로, 폭스바겐의 시총 약 813억달러에 근접했다. 차이가 80억달러 내외까지 좁혀졌다.

폭스바겐은 독일 최대 자동차 그룹이다. 자회사로 아우디, 스즈키, 스카니아 등이 있으며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의 명차 브랜드도 거느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비가 좋은 '골프'를 앞세워 디젤 수입차 바람몰이의 선봉에 서있다.

이런 폭스바겐을 현대ㆍ기아차가 제친다면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히 차를 많이 파는 것 이상으로 품질, 기술, 브랜드 등 기업가치가 '레벨 업' 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대ㆍ기아차 주가가 이달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한다.

판매대수 등 외형이 급격히 커지고 있으면서도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게 두드러지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이익률이 7% 내외에 불과하고, GM은 5%대를 기록 중이다. 일본의 혼다, 닛산도 6~7% 정도다.

이명훈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가 올해 판매대수 목표치를 633만대로 잡고 있으나 글로벌 수요가 살아나고 있고 일본 대지진의 반사이익까지 있어 650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보다 13% 이상 판매량이 늘수 있다는 전망이다.

더구나 현대차의 경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불구, 올해 예상실적 대비 PER(주가수익비율)이 9배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것도 투자매력을 키운다. 현재 코스피의 PER인 10배 내외보다 10% 가량 싸게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것.

다만 폭스바겐그룹이 상장 자회사인 아우디, 스카니아, 스즈키, 포르쉐를 모두 합할 경우 시가총액이 약 1729억달러에 달해 단순 비교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183조원 가량으로 현대ㆍ기아차의 79조원보다 한참 많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을 판매대수로 나눈 대당 시가총액은 폭스바겐이 1만7576달러로 현대ㆍ기아차의 1만2726달러 대비 38% 가량 높다"며 "이를 바꿔 말하면 현대ㆍ기아차 주가가 38%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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