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가구 1펀드'를 넘어 '1인 1펀드' 시대로 불릴 만큼 펀드는 어느덧 우리에게 친숙한 투자수단으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 들어 투자에 대한 교육저변이 넓어짐에 따라 자산증식은 물론 향후 노후 대비 수단으로 예금보다 펀드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 상품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펀드 가입시 내야 하는 비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투자자들은 드물다. 수수료나 보수 등 펀드 비용은 조금만 살펴보면 의외로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수수료와 보수의 차이는

펀드 가입시 투자자에게 부과되는 비용은 크게 1회성 비용인 수수료와 지속적 비용인 보수로 나눠볼 수 있다. 수수료는 판매수수료와 환매수수료로 구분되고,판매수수료는 다시 수취시점에 따라 가입시 부과되는 선취수수료와 환매시 부과되는 후취수수료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선취수수료는 가입금액의 1% 이내에서 판매회사가 결정하도록 정해져 있다. 후취수수료는 환매시 환매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가 부과되므로 수익률에 따라 금액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부작용으로 지적돼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판매 대가로 부과되는 판매수수료와 달리 환매수수료는 투자자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가입 이후 일정기간 내 환매시 발생하는 '페널티(벌금)' 성격의 비용이다. 보통 90일 이내 가입했다 펀드를 환매할 경우 이익금의 일정 비율을 수취하며,징수된 수수료는 판매회사가 아닌 펀드 비용으로 유입된다. 통상 30일 미만일 땐 이익금의 70%,30일 이상 90일 미만일 땐 이익금의 30% 정도를 뗀다.

1회성 비용인 수수료와 달리 지속적 비용인 보수는 투자기간에 비례해서 발생한다. 펀드 운용과 관련된 주체들의 서비스에 대해 지불하는 비용으로 운용보수 판매보수 신탁업자보수 일반사무관리보수로 구분할 수 있다.

운용보수는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는 데 대해 지급하는 보수이며,판매보수는 판매 회사가 계좌개설 성과통보 등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보수다. 펀드가 주식 등에 투자해 실물자산을 매입할 경우 이를 신탁업자에게 보관할 때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신탁보수도 부과된다. 관리보수는 자산평가나 기준가격 산출,주식발행 등 펀드 운용에 필요한 관리 행위에 드는 비용을 내는 것이다.

◆비용에 따라 달라지는 클래스

흔히 펀드 이름에 '클래스A''클래스Ce'와 같은 알파벳 기호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동일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는 펀드라도 부과되는 수수료 및 보수에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A클래스는 선취판매 수수료가 붙는 펀드라는 뜻이다. B클래스는 반대로 후취판매 수수료가 붙는 펀드를 나타내고,C클래스는 선취수수료는 없지만 판매보수가 높은 펀드를 말한다. Ce클래스는 온라인 전용 펀드를 나타낸다. 온라인 전용펀드는 대부분 판매수수료가 다른 클래스에 비해 낮다.

간혹 Cf클래스와 Cw클래스로 분류되는 펀드도 있는데 Cf클래스는 집합투자기구 전용 펀드,Cw클래스는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 전용 펀드를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투자자가 쉽게 펀드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용사들 대부분이 이 가이드라인을 따르지만 일부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판매보수만 붙는 C클래스는 2010년 5월 체감식 보수체계(CDSC)제도 도입으로 일정기간 이상 투자할 경우 보수가 저렴한 클래스로 변경되게 돼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해졌다. 최초 가입시엔 C1클래스로만 가입이 가능하지만 1년 이후엔 보수가 좀 더 낮은 C2,C3클래스로 순차적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A클래스를 기준으로 펀드에 가입할 경우 선취수수료 1%에 운용보수 판매보수 신탁보수 등을 모두 합한 연 1.2% 정도의 총보수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수익이 많이 나는 펀드라면 상관 없지만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할 땐 이런 비용들이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따라서 펀드에 가입할 땐 수수료와 보수를 꼼꼼히 따져 비용이 덜 드는 펀드에 가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판매보장 서비스도 속속 등장

최근에는 고객유치를 위한 판매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일정 가입일 이내에 환매할 경우 판매보수 및 수수료를 조건없이 고객에게 돌려주는 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가전제품 등 일반 상품군에서 시행되던 구매철회 서비스를 금융투자상품에 도입한 것으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부터 가입 후 5영업일 이내 고객이 환매를 요청할 경우 연 1회에 한해 조건없이 판매보수 및 수수료를 돌려주는 '구매철회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랩어카운트 채권 등 모든 상품이 적용 대상이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가입 후 15일 이내 배상을 신청하면 투자금 전액을 배상해준다.

지난해 불완전 판매시 투자원금을 배상해주는 '펀드리콜서비스'를 도입한 대우증권도 구매철회 접수 기간을 10영업일로 늘렸다. 또 가입 이후 핵심펀드의 펀드매니저 교체 등 특정 사유가 발생했을 때 다른 유사상품으로 수수료 없이 교체할 수 있는 '교체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증권도 사후관리 서비스인 '초이스&케어' 프로그램에 구매철회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heejoo.kim@dw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