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자주 고장을 일으킨'KTX-산천'에 대해 사실상 '리콜'을 요청했다.

11일 코레일과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고속철도 고양차량기지에서 운전에 앞서 이뤄진 사전 검수 도중 지난해 3월 도입한 KTX-산천 2호차의 모터감속기 고정대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KTX 차체 하부에 모터감속기(KTX모터블록의 동력을 제어하는 주요 구성 장치)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할 고정대 두 곳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균열이 발생,모터감속기가 떨어지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한 곳에서도 심한 균열이 발생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시속 300㎞의 고속 주행 상황에서 차량 하부의 모터감속기가 선로로 탈락한다면 탈선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코레일 측은 함께 도입한 KTX-산천 19대 전체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서 나머지 차량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운행에 나섰다. 하지만 결함이 발견된 KTX-산천 2호차는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해당 차량 전체의 정밀 재점검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리콜'을 요청했다. 그동안 KTX-산천에서 결함 등이 발견되면 제작사에 점검 보완 등을 요구해 왔지만 차량 전체에 대한 재점검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기술로 제작한 KTX-산천은 작년 3월부터 1년여간 41차례의 크고 작은 자체 고장을 일으켜 왔다.

현대로템 측은 "문제가 발생한 차량은 수리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차량은 정밀 재점검을 벌였지만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이날 KTX-산천의 중대 결함을 발견한 수도권차량관리단 이재관 씨(40 · 차량4급)를 차량3급으로 1계급 특별 승진시켰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