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중국 사업 총괄 조직인 한화차이나가 6월1일 출범한다. 초대 사장엔 금춘수 전 그룹 경영기획실장(58 · 사진)이 선임됐다.

한화는 11일 중국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한화차이나가 다음달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운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제조 · 무역,금융,유통 · 레저 등 3개 부문에서 현지 채용 인력을 포함,50여명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을 총괄하는 본부 형태로 법인 형태는 아니다"라며 "별도 출범식 없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부대개발 등 신사업 추진

한화차이나는 제조업 및 금융 등 중국 내 한화의 모든 사업을 관장하게 된다. 한화는 지난해 상하이의 한화솔라원,저장성 닝보의 한화케미칼 PVC 공장 등 9개 현지법인과 10개 지사에서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임직원 수는 1만5000여명에 이른다.

본사는 중국 현지 진출 계열사들에 대한 사업 조정 및 중국 중앙정부와의 관계 구축 등을 고려,당초 거론됐던 상하이가 아닌 베이징으로 결정했다. 한화차이나 관계자는 "앞으로 △경쟁력 있는 신규사업 발굴 및 추진 △현지화된 경영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 및 효율성 추구를 목표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중국 각 지역에 지부를 설치하면서 규모를 확대해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이를 위해 중국 내 주요도시에 사옥 신축 및 매입을 타진 중이다.

한화차이나 출범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서부대개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광시자치구,산시성,내몽골자치구 등을 서부지역 투자 중점지역으로 선정하고,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유통 · 레저분야에선 올 6월 말 법인을 설립할 단체급식사업에 이어 백화점 진출도 고려중이다.

◆2020년 중국 매출 10조원 달성

김승연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앞으로의 10년이 한화의 글로벌 선진화를 이룩할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최근 그룹의 사업이 활발한 중국 지역 사업장에서는 더 큰 관심과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차이나의 현지화 경영을 통해 2020년에는 중국 현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고,중국에서 제2의 창업을 이룬다는 목표다.

한화차이나 초대 사장에 김승연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금 전 실장을 선임한 것도 중국 사업의 무게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금 사장은 30여년을 한화에 몸담은 정통 한화맨으로 1978년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영남사업부장 유럽법인장 등을 거쳐 구조본부 지원팀장을 지냈다. 대한생명 경영지원실장과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하며 그룹이 재계 10위로 올라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룹 관계자는 "한화차이나 대표는 태양광 등 제조업뿐 아니라 보험,자산운용 등 금융을 비롯해 유통까지 두루 관장해야 하는 자리"라며 "무역과 대한생명,그룹 경영기획실을 거친 금 사장이 최적의 인물이라는 게 내부 평가"라고 전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