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광역취수장의 취수 중단 사태가 사흘째 계속되면서 구미 · 김천 · 칠곡지역 17만가구 50만명의 주민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근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 30여곳도 공업용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가동을 중단하는 등 피해를 봤다.

10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구미 일대에 물을 공급하는 해평취수장 임시보가 무너지면서 이날까지 인근 주택가와 공단에 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9일 오전 11시부터 주택지역에 대한 수돗물 공급을 정상화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현재 비상 양수기까지 동원했는데도 하루 물 공급량을 정상치 30만t의 70%인 21만t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취수중단 사태로 구미산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산단 입주기업 30여곳이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부분조업을 하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구미산단 내 상당수 기업들이 9일에 이어 10일에도 생활 및 공업용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공장가동을 중단하고,직원들 점심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4단지의 경우 비상 물 저장고가 없는 중소기업들은 조업 차질로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산업단지공단 구미지사 관계자는 "고지대에 있는 4단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산업단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대형 물 저장고를 갖추고 있어 피해를 입지 않았다.

수자원공사 측은 이날 자정까지 무너진 보를 복구,11일부터 물 공급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시 보를 복구하더라도 취수장 정상가동은 12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구미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추가 피해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자원공사와 구미시 측은 이번 취수중단 사태가 4대강 공사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강바닥을 파낸 탓에 유속이 빨라져,임시 물막이 보를 설치했는데 그게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미=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