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화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하루에 8.6% 급락하며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던 유가는 다음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97.18달러로, 전날 대비 2.63% 내렸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시장의 긴축 우려가 재부각되고,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화의 강세전환도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6월말로 예정된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경계감도 최근 상품시장 부진의 주요인 중 하나라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가 줄어들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시장 과열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던 달러 캐리 트레이드 등 투기 자금들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와 함께 달러화의 반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달러화의 강세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 또는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유럽중앙은행이 6월 금리에 대해 동결을 시사하면서 당분간 달러 강세가 용인될 것이란 판단이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5일(현지시간)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상황을 매우 면밀하게 모니터링(관찰)할 것"이라면서 당장의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와 중국의 긴축 우려에 따라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조금 더 하락해 조정을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의 하락은 일시적일 조정에 그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정부가 복구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시중에 불어 넣으면서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 이후 새로운 글로벌 유동성 공급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의 긴축 우려가 있긴 하지만 중국이 경기 확장세를 이어간다고 보면 신흥국 수요가 줄어들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