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강국을 향해…한국판 DHL 키우자] (1) 글로벌 물류시장 3조7000억弗…한국기업 점유율 고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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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물류산업 현주소
한국은 '물류 후진국'
세계 50대 3자 물류기업 全無…2자 물류인 글로비스만 27위
'우물안' 물류망이 문제
독일 DHL·미국 UPS…운송·보관서 금융업무까지 200개국 네트워크망 구축
대한통운 7개국 10개법인 불과
한국은 '물류 후진국'
세계 50대 3자 물류기업 全無…2자 물류인 글로비스만 27위
'우물안' 물류망이 문제
독일 DHL·미국 UPS…운송·보관서 금융업무까지 200개국 네트워크망 구축
대한통운 7개국 10개법인 불과
"우리나라의 공항화물 처리량은 세계 4위,상선 보유량과 컨테이너 처리량은 각각 세계 5위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 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제물류실장은 한국의 물류 분야가 얼마나 초라한 위상을 갖고 있는지부터 설명했다.
"한국의 해운 · 항만 · 항공 분야 물동량 처리 실적은 세계적인 수준이지요. 세계 7위 수출대국에 걸맞은 위상입니다. 그런데도 세계 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국내 업계의 점유율이 2.1%에 불과하다면 믿어집니까. "
한국에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는 해운 및 항공업체들이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는 우물 안 개구리다. 수출입 물량의 상당 부분까지 외국 기업이 처리하다보니 3자물류라는 단어는 오히려 생소할 뿐이다. 정부와 기업의 물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까닭에 물류기업들이 여전히 '도토리 키재기식 내수경쟁'에 몰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업은 네트워크 싸움입니다. 글로벌 망을 구축해야 비용절감 등 경쟁력이 생기지요. 독일의 우정사업본부 격인 도이체포스트(DP)가 민영화 이후 DHL을 인수하는 등 끊임없이 몸집을 키워 전 세계 220개국 이상에 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김학소 KMI 원장)
◆항만 · 항공화물 처리량은 '글로벌 톱5'
국책연구기관인 KMI와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상선 화물적재량(선복량)은 5138만DWT(재화중량톤수)로 한 해 전의 세계 6위에서 5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국내 해운사의 선박 보유 척수는 전 세계 상선(3만8433척)의 3% 선인 1166척으로 미국에 이어 7위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부산항이 2002년 이후 9년째 세계 5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부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수량은 총 1418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보다 16.2%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교역강국 한국,물류는 '식민지' 전락
국제적인 규모의 물류 인프라와는 달리 물류기업 경쟁력은 크게 뒤처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류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9년까지 세계 50대 물류기업(3자물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2자물류 기업으로 분류되는 글로비스(25위)와 범한판토스(37위)가 지난해 50대 기업 리스트에 얼굴을 내밀었다.
국내 물류기업이 지난해 국내외 물류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760억달러 선으로,전 세계 물류 시장(3조7000억달러)의 2.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김 원장은 "한국산 휴대폰과 자동차 전자제품 등 한국의 무역량이 전 세계 무역량의 9%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 제품 수송은 외국 물류기업이 '싹쓸이'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단순 계산으로 한국 제품을 국내 물류기업이 모두 실어나른다고 가정할 때 작년 한 해 물류 누수액은 2100억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물류망 '글로벌 vs 우물 안'
국내 물류기업 경쟁력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은 무엇보다 규모가 영세한 탓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을 파는 기업 입장에선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에 물류를 맡겨야 비용이 절감된다. 계열사 처리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해 2자물류 업체로 분류되는 범한판토스 등을 제외하면 국내 물류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저조한 편이다. 국내 3자물류 선두 업체로 꼽히는 대한통운은 7개국에 10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LG전자와 동반 진출해 해외 망을 늘린 범한판토스가 35개국에 83개 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지만,글로벌 물류기업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독일의 DP DHL은 220여개국에 854개의 해외 지사를 두고 있으며,미국 UPS도 200여개국에 진출해 거미줄 같은 네크워크를 갖추고 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국내 물류업체와 글로벌 기업 간 격차는 크다. 독일의 DP DHL,도이체반 쉥커는 업무 처리 분야도 포괄적이다. 고전적인 개념의 물류인 운송 보관 포워딩 등에서 한 걸음 나아가 무역 보험 금융 등 금융 업무까지 한꺼번에 처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물류기업은 국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화물운송 보관 포워딩 등의 기존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 결과 대한통운의 작년 매출(2조977억원)은 DP DHL의 2.7%에 머물렀다.
박영배 무역협회 물류담당 상무는 "글로벌 물류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물류를 한국의 새 성장엔진으로 키워야 한다"며 "물류기업 간 인수 · 합병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 등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제3자 물류
생산업체와 판매업체 사이의 물류업무를 외부(제3자) 물류 전문기업에 맡기는 것을 말한다. 원재료와 제품의 적기 조달,물류 비용절감,기업 재원의 핵심사업 집중 등을 위한 것으로 2000년대 들어 물류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생산업체 등이 물류회사를 만들어 계열사 간 물량을 취급하는 제1자 물류,외부에 내보내는 제2자 물류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한국의 해운 · 항만 · 항공 분야 물동량 처리 실적은 세계적인 수준이지요. 세계 7위 수출대국에 걸맞은 위상입니다. 그런데도 세계 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국내 업계의 점유율이 2.1%에 불과하다면 믿어집니까. "
한국에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는 해운 및 항공업체들이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는 우물 안 개구리다. 수출입 물량의 상당 부분까지 외국 기업이 처리하다보니 3자물류라는 단어는 오히려 생소할 뿐이다. 정부와 기업의 물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까닭에 물류기업들이 여전히 '도토리 키재기식 내수경쟁'에 몰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업은 네트워크 싸움입니다. 글로벌 망을 구축해야 비용절감 등 경쟁력이 생기지요. 독일의 우정사업본부 격인 도이체포스트(DP)가 민영화 이후 DHL을 인수하는 등 끊임없이 몸집을 키워 전 세계 220개국 이상에 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김학소 KMI 원장)
◆항만 · 항공화물 처리량은 '글로벌 톱5'
국책연구기관인 KMI와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상선 화물적재량(선복량)은 5138만DWT(재화중량톤수)로 한 해 전의 세계 6위에서 5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국내 해운사의 선박 보유 척수는 전 세계 상선(3만8433척)의 3% 선인 1166척으로 미국에 이어 7위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부산항이 2002년 이후 9년째 세계 5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부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수량은 총 1418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보다 16.2%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교역강국 한국,물류는 '식민지' 전락
국제적인 규모의 물류 인프라와는 달리 물류기업 경쟁력은 크게 뒤처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류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9년까지 세계 50대 물류기업(3자물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2자물류 기업으로 분류되는 글로비스(25위)와 범한판토스(37위)가 지난해 50대 기업 리스트에 얼굴을 내밀었다.
국내 물류기업이 지난해 국내외 물류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760억달러 선으로,전 세계 물류 시장(3조7000억달러)의 2.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김 원장은 "한국산 휴대폰과 자동차 전자제품 등 한국의 무역량이 전 세계 무역량의 9%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 제품 수송은 외국 물류기업이 '싹쓸이'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단순 계산으로 한국 제품을 국내 물류기업이 모두 실어나른다고 가정할 때 작년 한 해 물류 누수액은 2100억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물류망 '글로벌 vs 우물 안'
국내 물류기업 경쟁력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은 무엇보다 규모가 영세한 탓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을 파는 기업 입장에선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에 물류를 맡겨야 비용이 절감된다. 계열사 처리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해 2자물류 업체로 분류되는 범한판토스 등을 제외하면 국내 물류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저조한 편이다. 국내 3자물류 선두 업체로 꼽히는 대한통운은 7개국에 10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LG전자와 동반 진출해 해외 망을 늘린 범한판토스가 35개국에 83개 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지만,글로벌 물류기업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독일의 DP DHL은 220여개국에 854개의 해외 지사를 두고 있으며,미국 UPS도 200여개국에 진출해 거미줄 같은 네크워크를 갖추고 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국내 물류업체와 글로벌 기업 간 격차는 크다. 독일의 DP DHL,도이체반 쉥커는 업무 처리 분야도 포괄적이다. 고전적인 개념의 물류인 운송 보관 포워딩 등에서 한 걸음 나아가 무역 보험 금융 등 금융 업무까지 한꺼번에 처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물류기업은 국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화물운송 보관 포워딩 등의 기존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 결과 대한통운의 작년 매출(2조977억원)은 DP DHL의 2.7%에 머물렀다.
박영배 무역협회 물류담당 상무는 "글로벌 물류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물류를 한국의 새 성장엔진으로 키워야 한다"며 "물류기업 간 인수 · 합병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 등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제3자 물류
생산업체와 판매업체 사이의 물류업무를 외부(제3자) 물류 전문기업에 맡기는 것을 말한다. 원재료와 제품의 적기 조달,물류 비용절감,기업 재원의 핵심사업 집중 등을 위한 것으로 2000년대 들어 물류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생산업체 등이 물류회사를 만들어 계열사 간 물량을 취급하는 제1자 물류,외부에 내보내는 제2자 물류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