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3차원(3D) 구조 반도체 설계기술인 '트라이게이트'를 발표한 뒤 열린 6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1.75% 하락했고 하이닉스는 0.15% 올랐다.

인텔의 신기술 개발이 삼성전자에는 잠재적 악재지만 하이닉스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시장의 평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인텔이 개발한 3D 반도체는 컴퓨터의 연산과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비메모리 분야에 먼저 적용될 전망이다. 같은 반도체주라도 하이닉스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전념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인 애플리케이션 처리장치(AP)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다.

인텔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는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지만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AP시장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인텔의 비메모리 반도체는 많은 전력을 소비하며 높은 열을 발생시켜 별도의 냉각 장치가 없는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인텔은 3D 기술 적용으로 전력 소모를 자사의 이전 제품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개발 소식은 인텔이 몇 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AP시장 공략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나타난 주가 급락은 과도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성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더라도 가격 등에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만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3D 반도체 적용으로 컴퓨터 수요가 늘면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에 따른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90만원 이하는 매수해 볼 만한 가격대"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