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각에서 이변은 단연 류우익 주중 대사가 개각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류 대사가 개각 발표에 맞춰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통일부 장관 내정은 기정사실화됐다.

류 대사가 막판에 제외된 것은 결국 측근 돌려막기라는 비판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등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아직은 대북 정책을 바꿀 때가 아니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류 대사는 앞으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여권의 일반적 관측이다. 대북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을 땐 언제라도 통일부는 개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류 대사는 적정한 시기에 통일부 장관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류 대사는 집권 후반기 국정원장에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권재진 민정수석도 이번 인사에선 제외됐으나 오는 7월 검찰총장 인사 때 법무부 장관 기용이 확실시된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어떤 형태로든 중용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분당을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과 유임설이 엇갈린다.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가는 시나리오도 있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였던 분당을 탈환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정치권으로 컴백하면 경기도지사직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말 관리형 총리로 그를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개각은 발표 당일 직전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철통보안으로 언론에선 막판까지 극심한 혼선을 겪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 발표가 7일 또는 8일로 넘어갈 가능성도 크다"고 5일 말했었다. 해외출장 중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하는 게 큰 부담이었다. 그렇지만 7일은 토요일이어서 다음날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었고,8일엔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장이 예정돼 있어 결국 6일 저녁 7시에 발표를 했다. 저녁에 개각 발표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