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에 감사로 나간 전직 직원들의 문제가 터질 때마다 '낙하산 인사 관행을 없애겠다'는 약속을 되풀이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금융회사에 감사를 추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한발 더 나아가 금융회사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절대로 응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금감원이 이번에 내놓은 약속을 진짜로 지킬지 여부는 한두 달 내에 판가름난다.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와 보험사들의 주주총회가 다음달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2개 증권사 가운데 올해 주총에서 감사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24곳이다. 이 가운데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감사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는 16곳이다. 현대증권 한화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토러스투자증권 코리아RB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애플투자증권 신영증권 솔로몬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 동부증권 대신증권 골든브릿지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 자리가 8곳이다. 손해보험사 12곳 가운데 올해 감사 임기가 끝나는 곳은 현대하이카 그린손해보험 서울보증보험 등 세 곳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감사 연임 여부는 기본적으로 금융회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다만 올해 임기가 끝나는 금감원 출신 감사에 대해서는 연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