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의 '맥심(Maxim)'은 출시 직후부터 30여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대표 커피 브랜드다. 이 회사의 지난해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 점유율은 75.9%에 달했다.

동서식품은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커피를 대중적 음료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0년 한국 최초로 커피를 생산한 데 이어 1980년에는 동결건조공법을 사용한 '맥심'을 내놨다. 동결건조공법은 영하 40도 이하에서 농축 분쇄 승화 공정을 거치는 기술로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승승장구하던 맥심이 한 차례 도전을 맞은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커피류 제품의 수입 규제가 철폐되면서 외제 커피가 합법적으로 한국 시장에 들어오게 된 것.특히 1989년 국내 시장에 진입한 네슬레는 5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40%까지 키우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동서식품은 제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리스테이지'를 단행하고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1996년 제품의 핵심 메시지를 '향이 좋은 커피,맥심'으로 정하고,한국인 입맛에 맞춰 커피의 쓴맛은 줄이는 대신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강화했다. 이는 수개월 만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하락세를 보이던 맥심 점유율은 1998년 63.6%까지 상승,3년 만에 원위치를 탈환했다. 이후 동서식품은 4년마다 대대적인 리스테이지를 정례화하고 매년 100건 이상의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서식품은 최근 기술 노하우를 집약한 프리미엄급 커피인 '맥심 아라비카 100'을 새로 선보였다. 100% 고급 아라비카 원두만을 선별해 볶아 블랙으로 마셔도 좋을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9년간 동서식품 최장수 모델로 활동해 온 영화배우 안성기 씨와 톱 탤런트 고현정 씨를 모델로 내세워 '커피 명가'라는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