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발생한 사상 초유의 대통령전용기 회항 사태의 원인은 출고 때부터 거꾸로 끼워진 볼트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대통령전용기 제작사인 보잉사의 조사 결과 공기개폐기 작동축을 연결하는 볼트가 거꾸로 장착된 상태로 출고됐다"면서 "이로 인해 볼트와 공기개폐기 문이 계속적으로 접촉해 균열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4일 발표했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볼트는 통상 머리 부분이 위로 간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볼트는 구조물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머리 부분이 아래로 향해 문제가 생겼다. 최영훈 공군 정훈공보실장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정비교범에는 해당 볼트에 관련된 주의 사항이나 지침이 없다"며 "해당 부위의 볼트는 교체 등의 사유가 없으면 출고 당시의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월 이후 정비를 총괄하고 있는 대한항공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자는 "항공기 정비는 정비교범에 따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정비를 맡은 대한항공에 귀책사유는 없지만 계획대로 운항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7100여만원의 임차료 감액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영식 대한항공 부사장은 "직접적인 손상에 대해서는 보잉사 측에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면서 "손상된 부품과 추가 소요 비용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이번 사태는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다"며 "다른 항공기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지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전용기는 지난 3월12일 오전 8시10분께 서울공항을 출발한 뒤 이륙 15분 만에 서해상에서 기체 아랫부분에 진동과 함께 소음이 감지돼 오전 9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