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어린이날 휴장을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증시 혼조세는 투자심리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는 오사마 빈 라덴 사망이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 등이 반영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보합세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지난 3일 코스피지수는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기관 매물 출회 여파로 하락, 2200선에 가까스로 턱걸이해 장을 마쳤다.
미국 증시가 오사마 빈 라덴 사망에 따른 보복성 테러 우려에 소폭 하락한 상황에서 지수도 약보합으로 출발한 후 낙폭을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가 속한 운수장비 업종과 화학 업종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팔자'에 나서면서 주도주군이 급락,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현대차, 기아차가 4∼5% 하락했고, SK이노베이션, S-Oil, LG화학 등 화학주들도 1∼4% 밀렸다.
증권가에선 주도주의 기술적 부담 등이 높아진 만큼 단기적으로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인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의 경우, MACD(장·단기 이동평균선 격차 등을 이용해 추세를 예측하는 기술적 지표)의 절대값이 이전추세 상의 상단 값보다 두 배나 높은 수준까지 상승해 단기적으로 과열부담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더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 조정국면에서 조정 폭이 클 뿐"이라고 분석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자동차주나 화학주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최근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 매물 소화 과정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규 매수는 변동성 흐름을 감안해 한 템포 늦출 필요가 있지만 주도주의 긍정적인 펀더멘털(내재가치)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가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당분간 주도주들이 부침을 겪으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도 다소 주춤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200선을 두고 등락 중인 코스피의 숨고르기 양상은 5월 초반까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내외 경기와 기업실적 모멘텀(상승요인)이 여전히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쉬어가는 흐름을 나타낸 후 월말로 갈수록 긍정적인 흐름으로 복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주도업종에 집중됐던 매기가 그동안 소외됐던 다른업종으로 옮겨가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어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큰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용현 애널리스트는 "주도주의 기간조정 과정에서 소외주들의 순환매 수요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것은 과거의 일반적인 경험"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강세 흐름을 감안하면 금융주와 내수 관련 업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고, 미국 경기회복 사이클을 고려하면 IT업종도 시장의 관심권에서 계속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현명 애널리스트도 "대부분의 업종들이 하락하는 가운데, 음식료, 전기가스, 통신 등 가격 메리트가 있는 내수주들은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가격 부담에 따라 업종별 순환매를 통한 키 맞추기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