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건설의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200여만주가 보호예수 종료로 시장에 대거 풀릴 전망이다. 현 주가가 발행가보다 두 배 이상 높아 당장 팔아도 큰 차익이 나기 때문이다. 오버행(물량 부담) 이슈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9일 오전 10시 23분 현재 한라건설은 전날보다 950원(4.09%) 내린 2만2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닷새 만에 하락 반전이다.
이날 건설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긴 하지만 한라건설의 낙폭은 특히 두드러진다. 같은 시각 건설업종 내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중 3% 넘는 하락률을 보이는 종목은 한라건설이 유일하다. 물량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4월 108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때 발행된 신주는 1036만2944주다.
이 중 20%인 237만9378주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다. 우리사주조합 배정분은 1년간 보호예수 됐는데, 퇴직 등으로 조합원에서 탈퇴한 지분을 빼고 대부분인 200만9417주가 지난달 28일 보호예수 종료로 조합원 계좌에 이체됐다.
보호예수 기간 한라건설 주가는 꾸준히 올라 증자 당시 발행가액 1만500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당장 팔아도 100% 가량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사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우리사주를 취득할 때는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보호예수 종료 시점에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라면 대출금 상환 등의 이유로 곧바로 매도하는 우리사주조합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