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온 데이비드 소콜 전 미드아메리칸에너지 회장이 부당 주식 거래 혐의로 회사를 떠나자 재보험 부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아지트 자인(60 · 사진)이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버핏이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회사를 우선 생각하는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라고 그를 칭찬했기 때문이다. 비록 후계자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버핏은 부당 주식 거래 혐의가 있는 소콜과 대비할 수 있는 인격과 애사심을 가졌다는 점을 들어 자신의 유망한 후계자임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버핏은 "나라면 하지 않았을 결정을 자인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자신과 자인의 경영 철학이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주들은 자인이 재보험 전문가로 복잡한 리스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벅셔해서웨이를 잘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핏이 주총장에서 자신의 후계자에 대해 "화살처럼 곧은 사람,윤리적으로 완벽하고 공명정대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할 때도 주주들은 자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받아들였다.

1951년 인도에서 태어난 자인은 인도공대(IIT)를 졸업한 뒤 인도 IBM 지사에서 근무했다. 이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딴 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에서 일했다. 벅셔해서웨이에서 일하게 된 것은 1986년부터다. 처음에는 보험에 대해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험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질을 발휘해 벅셔해서웨이의 보험 부문 사업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 시절에는 공학보다는 경제학과 사회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