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통해 스타가 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굴욕을 당한 이들도 나왔다.

텔레그래프는 1일 ‘로열 웨딩’의 깜짝 스타로 군중에게 공중제비를 선사한 경찰관,마차를 끌었던 성당 관리인,결혼식 음악 작곡가 등을 꼽았다.반면 윌리엄 왕자의 첫날밤을 다소 적나라하게 표현한 BBC 간부,무정부주의자 등은 패자로 거명했다.

53세인 스티브 자일스 경관은 결혼식을 보기 위해 버킹엄 궁 인근에 몰려 있던 군중 앞에서 갑자기 공중제비를 돌고 난 후 큰 손짓으로 환호를 이끌어내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마차지기 벤 셔워드는 레드카펫 위로 마차를 끌고 지나간 뒤 신난 아이처럼 미소지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웨스트민스터 성당 대변인이 “기쁨 넘치는 행동”이라고 표현한 셔워드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인터넷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결혼식 때 나온 음악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의 가장 뛰어난 작곡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허버트 패리 경이 작곡한 곡이다.이 음악이 결혼식에 쓰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영화음악처럼 잘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반해 3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BBC의 한 영업간부는 경건함을 유지하고 예의를 차려 보도하려 했던 회사의 노력과는 달리 트위터에 “윌리엄 왕자 커플이 마침내 섹스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민망한 내용을 올렸다가 뒤늦게 상사에게 발각돼 메시지를 삭제해야 하는 굴욕을 당했다.

영국 크리켓팀 주장이었던 마이클 보건도 신부의 여동생인 피파 미들턴과 해리 왕자가 잘 어울린다는 내용에 동의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오늘 밤 해리가 피파와 행운이 있기를 기도하자”며 한 발짝 더 나아간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밖에 엉성하게 기자로 위장하거나 왕정반대 노래를 부르다 검거된 무정부주의자들도 패자라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