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리비아 독재자인 무아마르 카다피의 친위부대가 시민군세력이 장악한 서부도시 미스라타에 집중포격을 가해 항구가 불길에 휩싸이고 최소한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민군 대변인 아메드 하산은 카다피군이 구호선 1척이 하역 작업을 하고 있는 미스라타항을 맹포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산 대변인은 “카다피 측이 그라드 로켓을 동원해 항구를 직접 타격하고 있다며 구호선이 어떤 단체 소속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또 압둘라만이라는 시민군 대변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트리폴리 남서쪽에 있는 시민군 장악 도시 진탄을 공격하는 카다피군의 진지를 공습했다고 설명했다.그는 하늘에서 비행기 소리가 들린 뒤 바로 두 차례의 폭발이 일어났으며 첫 번째 폭발로 진탄 부근에 있는 정부군의 탱크 1대가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다피 정부는 나토가 미스라타의 시민군에 무기를 전달하는 것을 저지하려고 포탄을 퍼붓는 중이라고 국영TV가 보도했다.

이 방송은 “나토가 정부군의 미스라타 봉쇄를 뚫고 시민군에 무기와 탈취한 함정들에 필요한 보급품을 건네려고 애를 쓰고 있다”며 “하지만 집중포격을 맞고 바다 쪽으로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나토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수도 트리폴리에서 카다피의 막내 아들과 손자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날 트리폴리에 있는 유엔직원 12명을 튀니지로 철수시켰다.이로써 유엔 직원은 리비아에선 시민군 거점인 동부 벵가지에만 남아있게 됐다.

한편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나토군의 리비아 공습으로 카다피가 사망하더라도 시민군이 승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케인 의원은 이날 미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리는 카다피의 지휘 통제권을 빼앗아야 한다”며 “설사 다국적군의 공격으로 카다피가 숨지거나 다친다고 하더라고 상관없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는 시민군이 이기도록 해야 하며 카다피는 물론 카다피 체제를 유지하는 인물들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매케인 의원은 최근 리비아 반군의 근거지인 벵가지를 전격 방문해 서방의 대 리비아 군사개입 강화를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 리비아 전략에 대해서도 소극적이라고 비판해온 매케인 의원은 이날도 “미국은 나토 임무 수행을 위해 보다 많은 공군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