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없는 미래는 사치…STX, 다음 10년은 자원·에너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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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덕수 회장, 창립 10주년 인터뷰
글로벌 '빅5' 돼야 살아남아
STX다롄 등 조만간 상장…지배구조는 시간이 해결할 것
글로벌 '빅5' 돼야 살아남아
STX다롄 등 조만간 상장…지배구조는 시간이 해결할 것
강덕수 회장(61 · 사진)이 서울 강남 아파트를 팔고 처가와 친구들에게 빌린 20억원을 털어 법정관리 중이던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2001년 5월2일 STX그룹 출범을 선언했을 때 손님이라곤 옛 동료들이 전부였다. 10년 뒤 STX 중국 다롄조선소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식은 달랐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별보좌관을 비롯해 아프리카 가나의 장관 등 국내외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해 강 회장의 기적 같은 성공에 축하를 보냈다.
하지만 강 회장의 얼굴에선 기뻐하고 만족하는 기색보다는 비장함이 더 느껴졌다. 그는 "과거(의 성공)를 얘기하는 것은 오늘 이 자리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2020년까지 매출 120조원,재계 7위로 올라서겠다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도 "국내 재계 순위는 별 의미가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너 10년차' 강 회장의 삶은 도전과 성취의 연속이었다.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2002년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2004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2007년 아커야즈(현 STX유럽),2009년 하라코산유럽(현 STX윈드파워)을 차례로 인수했고,STX엔파코(현 STX메탈),STX중공업,STX건설,STX다롄 등을 신규 설립했다.
그는 "변화와 도전 없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라며 "지난해 미래기획위원회를 만들어 1년간 미래 10년의 설계를 어떻게 해 나갈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고민의 핵심은 언제나 '글로벌라이제이션'이다. 자원 · 에너지에 집중 할 것이라는 뜻도 강조했다. "어떤 시장에서건 '빅5'에 들지 못하면 망한다. 국내에만 안주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20년을 향한 비전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진출 4년 만인 올해 다롄조선소가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4년 중 최소 2년간 건설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기간에 흑자로 돌아서는 일은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전자 등 전 업종을 통틀어 별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쉼 없이 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자금문제와 관련해선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자본은 얼마든지 글로벌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TX팬오션,STX유럽 오프쇼어 부문을 해외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듯이 STX다롄 등 다른 계열사들도 조만간 상장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강 회장은 "STX다롄의 핵심 역량과 가치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를 성취한다면 기업공개(IPO)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속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 "한국에선 이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지적했다. 가족 승계를 하려는 쪽이나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막는 쪽 모두 지배구조 문제를 과장해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강 회장은 "기업이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특정 개인이) 지배할 수 없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지배구조는 기업이 커지면 어느 한 사람이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유능한 경영자가 맡게 된다"고 말했다.
다롄조선소 곳곳에는 "세계로 나아간 10년 세계를 이끌어 갈 10년"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또 다른 10년을 향한 도전 의지를 담았다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10년 만에 재계 12위로 뛰어오른 강 회장과 STX그룹이 재계 7위로 부상하는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다롄=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하지만 강 회장의 얼굴에선 기뻐하고 만족하는 기색보다는 비장함이 더 느껴졌다. 그는 "과거(의 성공)를 얘기하는 것은 오늘 이 자리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2020년까지 매출 120조원,재계 7위로 올라서겠다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도 "국내 재계 순위는 별 의미가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너 10년차' 강 회장의 삶은 도전과 성취의 연속이었다.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2002년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2004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2007년 아커야즈(현 STX유럽),2009년 하라코산유럽(현 STX윈드파워)을 차례로 인수했고,STX엔파코(현 STX메탈),STX중공업,STX건설,STX다롄 등을 신규 설립했다.
그는 "변화와 도전 없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라며 "지난해 미래기획위원회를 만들어 1년간 미래 10년의 설계를 어떻게 해 나갈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고민의 핵심은 언제나 '글로벌라이제이션'이다. 자원 · 에너지에 집중 할 것이라는 뜻도 강조했다. "어떤 시장에서건 '빅5'에 들지 못하면 망한다. 국내에만 안주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20년을 향한 비전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진출 4년 만인 올해 다롄조선소가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4년 중 최소 2년간 건설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기간에 흑자로 돌아서는 일은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전자 등 전 업종을 통틀어 별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쉼 없이 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자금문제와 관련해선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자본은 얼마든지 글로벌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TX팬오션,STX유럽 오프쇼어 부문을 해외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듯이 STX다롄 등 다른 계열사들도 조만간 상장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강 회장은 "STX다롄의 핵심 역량과 가치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를 성취한다면 기업공개(IPO)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속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 "한국에선 이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지적했다. 가족 승계를 하려는 쪽이나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막는 쪽 모두 지배구조 문제를 과장해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강 회장은 "기업이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특정 개인이) 지배할 수 없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지배구조는 기업이 커지면 어느 한 사람이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유능한 경영자가 맡게 된다"고 말했다.
다롄조선소 곳곳에는 "세계로 나아간 10년 세계를 이끌어 갈 10년"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또 다른 10년을 향한 도전 의지를 담았다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10년 만에 재계 12위로 뛰어오른 강 회장과 STX그룹이 재계 7위로 부상하는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다롄=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