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웨딩은 세계 각지에서 '이상반응'이라 불릴 만큼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29일 새벽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선 수천 명의 인파가 모여 대형화면을 통해 결혼식을 지켜봤다. 멕시코에선 일부 시민이 결혼식 직전까지 "로열웨딩 결혼식장에 초대해 달라"며 단식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영국 왕실 결혼식에 열렬한 반응을 보인 곳은 미국이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비롯,주요 대도시 중심가엔 새벽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세기의 결혼식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주요 식당과 주점들도 이날 아침부터 BBC와 CNN의 결혼식 생중계 마케팅을 하며 손님을 끌었다. 특히 영국 상류층 문화에 동경심을 갖고 있는 미국 10~20대 여성들이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에 열광하며 기념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영연방 54개국도 축제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캐나다와 호주에선 윌리엄 왕자 부부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주화가 만들어졌고,뉴질랜드는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호주에선 전통 영국 스타일의 바비큐 파티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영국과 앙숙관계이던 아일랜드에서도 로열웨딩을 계기로 영국에 대한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아일랜드 일간 아이리시센트럴은 "아일랜드 국민 5명 중 4명이 윌리엄 왕자의 결혼에 관심이 많다고 응답했다"며 "영국과 같이 열광적인 분위기는 아닐지라도 아일랜드 국민들이 역대 영국 왕실의 결혼 중 가장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선 "결혼식장에 초대해 달라"는 에스티발리스 차베스라는 시민의 단식 시위가 이어졌다. 주한영국대사관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영국 대사관들도 결혼축하 파티를 열며 분위기를 돋웠다.

윌리엄 왕자 부부와 인연을 맺은 나라들도 로열웨딩에 열띤 반응을 보였다. 스위스는 이들이 처음 사랑을 확인한 장소라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

스리랑카는 미들턴이 다이애나 비로부터 물려받은 약혼반지에 들어간 사파이어가 스리랑카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동의 요르단도 미들턴이 어릴 때 요르단에서 2년간 살았다는 데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