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나소닉, 4만명 감원…살 떨리는 글로벌 기업 생존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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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IT '구조조정' 회오리
삼성·LG에 LCD·LED·3D TV '3연패'
2차전지도 '후발주자' 한국에 밀려
"스마트 大戰 패하면 고용도 투자도 없다"
삼성·LG에 LCD·LED·3D TV '3연패'
2차전지도 '후발주자' 한국에 밀려
"스마트 大戰 패하면 고용도 투자도 없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이 1918년 창업한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4만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LCD와 LED,3D TV 등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계속 밀리면서 어려움을 겪어온 데다 성장 엔진으로 삼았던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자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마쓰시타전기로 출발한 파나소닉은 일본 기업의 '종신고용' 문화를 대변하는 회사였다는 점에서 그만큼 위기감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쓰보 후미오 파나소닉 사장은 "이번 구조조정은 파나소닉을 새롭게 통합해 한국 업체를 비롯한 라이벌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1일 부품사 파나소닉전공과 방계 가족 기업인 산요전기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앞으로 대규모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실지 회복을 꾀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파나소닉은 마쓰시타 창업주의 뜻에 따라 제2의 메이지유신을 일으킬 젊은 정치적 리더를 키울 목적으로 '마쓰시타정경숙'을 설립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절치부심하는 파나소닉
파나소닉의 전체 감원 규모는 4만명으로 직원 10명 중 1명꼴로 회사를 떠나야 한다. 기존 파나소닉 직원(22만명)에 자회사로 편입한 파나소닉전공(6만명)과 산요전기(10만명) 직원을 합한 고용인력이 38만명으로 늘자 해외공장의 생산인력과 3개사에서 중복되는 사업부문 인력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후 2만6000명,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1만5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세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일본 제조업체를 통틀어서도 사상 최대다.
동시에 파나소닉은 두 개 자회사를 합쳐 16개에 이르는 사업부서를 디지털 가전,백색가전,보안장비,배터리,헬스케어 등 9개 사업군으로 통 · 폐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공장을 중국에 신설하고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쓰보 사장은 "자회사로 편입한 산요전기와 파나소닉전공의 중복 부문을 슬림화하고 해외사업 인력을 줄여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파나소닉은 디지털 가전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성장엔진으로 불리던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이 지난해 말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수시장은 포화상태인데 해외시장에서 삼성전자 등에 계속 밀리자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 배수진을 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파나소닉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조9000억엔,순익은 700억엔 정도로 이익 규모가 삼성 1분기 이익의 절반도 안된다.
◆영원한 1등은 없다
국내 전자업계는 파나소닉의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에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면 해당 기업은 물론 직원들도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상생도,일자리 창출도,투자도 어렵다는 얘기다.
한때 TV 시장의 강자였던 파나소닉은 수년간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TV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TV 시장의 흐름이 LCD TV로 넘어가고 LED TV,스마트 TV로 이어지면서 고도의 체질개선이 필요했지만 PDP TV 사업에 안주하면서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파나소닉 측은 "3 · 11 대지진으로 일본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대규모 감원을 보류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치열한 국제경쟁을 감안해 감원을 늦출 수 없었다"고 인력감축 배경을 설명했다.
파나소닉과 노키아 등 기존 전자업계 강자들이 인력감축에 나선 반면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 등은 인력 채용을 늘려나가고 있다. 애플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만2000명을 채용해 덩치를 키웠고 구글 역시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까지 2000명을 고용했다. 삼성전자 역시 매년 평균 8000명가량을 고용하며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파나소닉과 노키아의 인력 감축은 글로벌 경쟁에서 패한 결과가 얼마나 냉혹한가를 보여주는 예"라며 "정치권이 꼭 관심을 갖고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마음껏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도 모자랄 판인데,대기업 때리기를 보면 답답해진다"고 덧붙였다.
김수언/김현예 기자 sookim@hankyung.com
마쓰시타전기로 출발한 파나소닉은 일본 기업의 '종신고용' 문화를 대변하는 회사였다는 점에서 그만큼 위기감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쓰보 후미오 파나소닉 사장은 "이번 구조조정은 파나소닉을 새롭게 통합해 한국 업체를 비롯한 라이벌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1일 부품사 파나소닉전공과 방계 가족 기업인 산요전기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앞으로 대규모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실지 회복을 꾀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파나소닉은 마쓰시타 창업주의 뜻에 따라 제2의 메이지유신을 일으킬 젊은 정치적 리더를 키울 목적으로 '마쓰시타정경숙'을 설립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절치부심하는 파나소닉
파나소닉의 전체 감원 규모는 4만명으로 직원 10명 중 1명꼴로 회사를 떠나야 한다. 기존 파나소닉 직원(22만명)에 자회사로 편입한 파나소닉전공(6만명)과 산요전기(10만명) 직원을 합한 고용인력이 38만명으로 늘자 해외공장의 생산인력과 3개사에서 중복되는 사업부문 인력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후 2만6000명,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1만5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세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일본 제조업체를 통틀어서도 사상 최대다.
동시에 파나소닉은 두 개 자회사를 합쳐 16개에 이르는 사업부서를 디지털 가전,백색가전,보안장비,배터리,헬스케어 등 9개 사업군으로 통 · 폐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공장을 중국에 신설하고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쓰보 사장은 "자회사로 편입한 산요전기와 파나소닉전공의 중복 부문을 슬림화하고 해외사업 인력을 줄여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파나소닉은 디지털 가전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성장엔진으로 불리던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이 지난해 말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수시장은 포화상태인데 해외시장에서 삼성전자 등에 계속 밀리자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 배수진을 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파나소닉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조9000억엔,순익은 700억엔 정도로 이익 규모가 삼성 1분기 이익의 절반도 안된다.
◆영원한 1등은 없다
국내 전자업계는 파나소닉의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에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면 해당 기업은 물론 직원들도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상생도,일자리 창출도,투자도 어렵다는 얘기다.
한때 TV 시장의 강자였던 파나소닉은 수년간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TV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TV 시장의 흐름이 LCD TV로 넘어가고 LED TV,스마트 TV로 이어지면서 고도의 체질개선이 필요했지만 PDP TV 사업에 안주하면서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파나소닉 측은 "3 · 11 대지진으로 일본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대규모 감원을 보류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치열한 국제경쟁을 감안해 감원을 늦출 수 없었다"고 인력감축 배경을 설명했다.
파나소닉과 노키아 등 기존 전자업계 강자들이 인력감축에 나선 반면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 등은 인력 채용을 늘려나가고 있다. 애플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만2000명을 채용해 덩치를 키웠고 구글 역시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까지 2000명을 고용했다. 삼성전자 역시 매년 평균 8000명가량을 고용하며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파나소닉과 노키아의 인력 감축은 글로벌 경쟁에서 패한 결과가 얼마나 냉혹한가를 보여주는 예"라며 "정치권이 꼭 관심을 갖고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마음껏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도 모자랄 판인데,대기업 때리기를 보면 답답해진다"고 덧붙였다.
김수언/김현예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