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38곳 재·보선] 투표함 열어봐야 안다…여야 '0대3 공포'
"정말 어느 곳 하나 장담할 수 없다. 날씨까지 변수다. "

4 · 27 재 · 보궐선거 투표일을 맞았지만 여야 어느쪽도 승리를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선거 초반 한나라당이 앞서가던 강원지사 선거와 야권 단일후보가 1위를 달리던 김해을조차 초박빙게임으로 바뀌면서 여야 모두 '0 대 3'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강재섭,손학규 후보가 맞붙은 분당을 선거결과에 대해선 한나라당과 민주당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 채 당일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낙 혼전이다보니 날씨는 물론 투표 당일 새벽에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샬케의 '챔피언스 리그 4강전'까지 변수로 꼽을 정도다.

여야 모두 20~40대 투표율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에선 강,손 후보의 지지율이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는 대접전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가 올 경우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교통체증을 감안해 평소보다 일찍 나서야 하는데 민주당으로서는 악재"라며 "당일 새벽 4시께 열리는 챔피언스리그를 시청하는 20~30대층의 투표 참여율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원지사 선거전에선 여야 모두 막판 불거진 '강릉 펜션 불법 콜센터' 사건이 판세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앞서고 있다"는 한나라당과 "따라 잡았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엇갈릴 정도로 혼전이다.

민주당은 춘천,원주에 비해 취약한 강릉에서 벌어진 불법 콜센터 사건이 영동지역 한나라당 지지층의 투표의지를 꺾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안정권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초반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크게 앞섰던 김해을에서는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의 추격세가 탄력이 붙으면서 야권이 초긴장 상태다. 일부 여론조사의 전체 응답과 적극 투표층에서 1위가 바뀌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낙연 민주당 사무총장은 "워낙 치열한 양상이라 날씨뿐 아니라 서울~분당 간,김해~창원 간 교통정체까지 변수로 꼽을 정도"라며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