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5억원,2009년 20억원,2010년 48억원.계측기 전문업체 지에스인스트루먼트의 3년간 매출이다.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통신용 계측기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지에스인스트루먼트와 SK텔레콤이 통신용 계측기 개발을 시작한 때는 2004년 11월,100%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산화해 '윈-윈'하자는 의도에서다. 두 회사는 3년간 공동연구와 1년여 검증기간을 거쳐 2008년 7월,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통신용 계측기 개발에 성공했다. 지에스인스트루먼트는 국내에서만 매년 9억원의 추가 매출이 생겼으며,중국 대만 일본 유럽 등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시장 확대를 위한 직원들의 해외 출장도 잦아졌다. SK텔레콤은 수입제품을 쓸 때보다 30% 이상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업체인 네오플러스는 2009년 SK C&C와 공동으로 연구 · 개발한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 'HiPMS'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4억8000만원이던 관련 매출은 지난해 8억4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SK C&C가 보유 중이던 특허와 소스코드를 제공하고 서버 및 연구 장비 등을 지원하며 개발을 돕고,네오플러스는 영업과 마케팅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케이씨텍도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반도체 장비 · 소재 국산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 회사는 2002년 반도체 웨이퍼의 불순물을 없애는 연마용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케이씨텍의 시제품을 반도체 라인에서 시험해보고 품질평가를 해 줬다. 일본 제품이 휩쓸던 국내 시장은 2008년 국산화 성공 뒤 4분의 3이 케이씨텍 제품으로 바뀌었다. 두 회사는 반도체 연마장비인 CMP도 엔지니어 60여명을 투입,작년 12월 국산화했다.

조재희/이태명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