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국 기업에 손 내미는 하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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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달 전 하이얼 구매 담당자를 만나 우리 제품을 설명했을 때만 해도 기술제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번에는 눈빛부터 달랐다. "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이 한국에서 연 구매전략 상담회를 찾은 한 중소 정보기술(IT)회사 대표의 소감이다.
하이얼의 부문별 구매담당자 5명이 지난 19~20일 서울 염곡동 KOTRA 본사에서 국내 60개 IT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구매전략을 설명하고 1 대 1로 상담회를 가졌다. 하이얼의 전 품목과 분야를 관할하는 개발융합(OIC) 부문 총 책임자 왕다오민 구매부문 총감(이사급)이 눈에 띄었다. 그가 협력사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외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하이얼 측 설명이다. 행사를 주관한 KOTRA 칭다오 센터 김준기 차장은 "구매 담당자 한 명 정도가 방한한 적은 있지만 임원급이 온 것은 이례적"이라며 "하이얼이 백색 가전에서 스마트 가전업체로 변신하기 위해 품질경쟁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칭다오에 본사를 둔 하이얼은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저가 마케팅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왔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라 품질경쟁에 뛰어들었다. KOTRA 관계자는 "하이얼은 상담회에 앞서 관심있는 품목과 만날 업체를 하나하나 정했다"며 "최소 20~30개 업체와는 반드시 협력관계를 맺겠다는 방침인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중소 IT업체들이 하이얼을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졌다. 크루셜텍 엔씨소프트 성우모바일 등 주요 IT회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KOTRA 관계자는 "상담업체 60개사를 선정하는 데 150개사가 신청했다"며 "하이얼과 만날 업체를 고르는 10일 동안 '선정됐나' '하이얼과 꼭 만나야 한다' '무엇을 준비하면 협상에 유리한가' 등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중국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하이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국 중소 IT업체들은 삼성 LG 등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한국 부품업체들에 네트워킹의 손을 내미는 하이얼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이유정 산업부 기자 yjlee@hankyung.com
하이얼의 부문별 구매담당자 5명이 지난 19~20일 서울 염곡동 KOTRA 본사에서 국내 60개 IT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구매전략을 설명하고 1 대 1로 상담회를 가졌다. 하이얼의 전 품목과 분야를 관할하는 개발융합(OIC) 부문 총 책임자 왕다오민 구매부문 총감(이사급)이 눈에 띄었다. 그가 협력사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외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하이얼 측 설명이다. 행사를 주관한 KOTRA 칭다오 센터 김준기 차장은 "구매 담당자 한 명 정도가 방한한 적은 있지만 임원급이 온 것은 이례적"이라며 "하이얼이 백색 가전에서 스마트 가전업체로 변신하기 위해 품질경쟁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칭다오에 본사를 둔 하이얼은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저가 마케팅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왔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라 품질경쟁에 뛰어들었다. KOTRA 관계자는 "하이얼은 상담회에 앞서 관심있는 품목과 만날 업체를 하나하나 정했다"며 "최소 20~30개 업체와는 반드시 협력관계를 맺겠다는 방침인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중소 IT업체들이 하이얼을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졌다. 크루셜텍 엔씨소프트 성우모바일 등 주요 IT회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KOTRA 관계자는 "상담업체 60개사를 선정하는 데 150개사가 신청했다"며 "하이얼과 만날 업체를 고르는 10일 동안 '선정됐나' '하이얼과 꼭 만나야 한다' '무엇을 준비하면 협상에 유리한가' 등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중국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하이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국 중소 IT업체들은 삼성 LG 등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한국 부품업체들에 네트워킹의 손을 내미는 하이얼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이유정 산업부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