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당국 방어 의지에 1080원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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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1080원에 턱걸이를 한 채 장을 마감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내린 1080.3원에 거래를 끝냈다. 환율이 이 수준에서 장을 마친 것은 2008년 8월 말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개입 경계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 약세 흐름과 국내외 증시 상승세에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전방위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지수는 장중 73.967포인트까지 밀리며 3년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6개월 만에 1.46달러대로 뛰었고, 엔·달러 환율은 81엔 후반대로 떨어졌다. 호주 달러화, 싱가포르 달러화,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들도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이어갔다.
국내 증시가 장중 220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나타낸 것도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을 거들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88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달러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환율이 장 막판 당국의 종가관리성 매수세에 1080원대를 지켰지만, 방어선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한동안 하향 돌파를 시도하면서 1050원선까지 계단식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 마감 때까지 쇼트커버(달러 재매입)성 움직임이 없었던 것도 매도심리가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전일보다 1.6원 내린 1080.6원에 장을 출발한 환율은 개입 경계감에 1080원선에서 지지를 받았다.
이날 개장 전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부터 8거래일 동안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특별 외환공동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의 현황과 거래 상대방, 거래목적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환율은 그러나 당국의 발표에도 1080원선 아래로 꾸준하게 밀려났다. 오후 12시20분께 낙폭을 확대하며 한 때 1079원선에 진입한 환율은 장 중 1078.3원까지 떨어졌다.
장 마감 20분을 남겨두고 3원가량 수직 상승하며 1080원대 위에서 장을 끝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의 대규모 개입성 매수가 있었을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추정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63포인트(1.32%) 오른 2198.54를 기록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 45분 현재 뉴욕 전장 대비 0.61엔 내린 81.95엔을 나타내고 있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1.4607달러에 거래 중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318원을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