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는 생애주기 중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시기다. 반대로 얘기하면 앞으로는 수입이 점점 줄어들거나 중단(은퇴)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면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목록은 많은 시점이다. 은퇴 설계가 구체화돼야 하고 이전에 세워놓은 노후 계획을 수정하고 자녀 결혼과 상속 · 증여에도 대비해야 한다.

우선 은퇴 설계 때 고려할 사항은 은퇴 후 노후자금 수준이다. 대개 은퇴 전 생활비의 70~80% 수준이며 배우자가 사망해 혼자된 경우에는 50% 수준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생활비 속에 통상적인 의료비는 포함되지만 고액 수술,장기간 통원치료,약물투여,간병비 등은 보험 등을 통해 따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은퇴한 뒤 필요한 자금을 받는 유형은 크게 두 종류로 볼 수 있다. 첫째, 상가 등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에서 나오는 월 임대료다. 50대의 경우 부동산 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면 부동산을 처분하고 금융자산 쪽으로 자산 배분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최근 세금을 제외한 실질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보니 보유 부동산 중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은 오히려 갖고 가는 전략도 유효하다.

둘째, 보험을 비롯한 연금형 상품 등에서 나오는 연금이다. 이미 30,40대부터 매달 일정 금액 납입한 연금상품이 있다면 은퇴 후 생활비 일부를 충당해주는 효자 노릇을 할 것이다. 아쉽게도 자녀 뒷바라지 등으로 정작 자신의 은퇴 준비를 못한 경우 지금이라도 연금상품에 가입하고 연금수령 시점을 자신의 은퇴 예상 시점에 맞춰놓으면 은퇴 후 생활자금 마련이 일부 해결된다.

최근에는 연금지급식 펀드도 등장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펀드는 원금의 0.7%를 매월 분배금으로 받으며 코스피200 지수를 벤치마크로 운용된다. 다만 분배금을 지급할 때 발생한 이익금이 분배금보다 적으면 투자 원금에서 분배금이 지급되는 탓에 투자 원금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런 유형의 펀드에 노후자금 중 일부를 분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50대가 되면 자녀의 결혼자금 마련 등을 위해 노후자금을 일부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과다한 결혼비용 지원은 노후자금 재원 감소로 이어지며 만약 자녀가 부모의 노후까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자녀 사랑이 자녀 부담으로 바뀔 수도 있다. 또 자산이 생애주기 중 가장 많은 단계이므로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같은 세금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상속세가 발생할 수 있는 자산 규모라면 이를 대비한 사전증여 같은 절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