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코스닥시장의 최대 '테마주'였던 바이오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일부 종목은 임상착수,파이프라인(신약후보 물질)의 상업화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다. 증시에서는 거품이 재연되고 있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내공을 다져온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가시적 성과를 앞두고 있어 재평가받아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테마주는 대표종목의 선전과 함께 대기업 참여 등으로 시장이 성장단계로 진입할 때 부각된다며 현 시점을 바이오주 매수 타이밍으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삼성의 바이오산업 진출이 바이오가 산업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재부상하는 바이오 테마

상승폭은 제각각이지만 상업화를 앞둔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시동을 걸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인 에프씨비파미셀을 자회사로 둔 에프씨비투웰브의 주가는 최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합병을 결정한 상태다.

에프씨비투웰브는 19일 0.11%(100원) 떨어진 8만9700원에 마감했다. 차익매물 실현 등으로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 13일 이후 5거래일간 28.69% 급등하며 연일 신고가 행진을 펼쳤다. 세계 최초 줄기세포 치료제가 마침내 빛을 보게 될 것이란 소식 덕분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급성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의 품목허가 승인을 위한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로,식품의약품안전청의 'OK'사인을 기다리고 있다.

무릎연골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3상을 마쳐 연내 제품 출시가 기대되는 메디포스트도 5일째 상승세다. 이날도 2.57%(900원) 올라 3만5900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알앤엘바이오 차바이오앤 등 줄기세포 관련주들도 최근 뚜렷한 상승세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해 불거진 불법시술 논란 등으로 한때 주가가 1000원대로 떨어졌지만 연초 줄기세포 보관 기술을 미국에 수출한 것을 호재로 3000원대로 올라섰다.

◆거품 재현일까,레벨업 기회일까

이 같은 바이오주들의 동반 강세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선 셀트리온의 '바람잡이'역할이 컸다. 글로벌 기업 삼성도 바이오 육성을 천명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최초의 바이오신약 탄생 및 '석세스(성공) 스토리'에 쏠려 있다.

최종경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프씨비투웰브 메디포스트 등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상업화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며 "신약 출시를 계기로 관련 기업들이 재평가받고,성공 여하에 따라 제2의 '바이오 투자붐'이 일어날 가능성 크다"고 진단했다.

바이오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9부 능선을 넘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출시가 아니라 경제성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현수 에프씨비투웰브 대표는 "아직 신약의 경제적 가치를 논할 단계는 못 된다"면서도 "임상 3상 결과만 놓고 보면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괴사 등에 대한 치료효과가 입증됐고,향후에는 신약이 심장이식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는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투자는 임상 중인 신약후보물질이 아니라 임상이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기업의 연속성을 보장할 별도의 현금창출원이 있는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