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대 도시 멜버른의 주택가격이 최근 급락하면서 주택 가격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멜버른의 주택중간가격은 지난해말 60만1천호주달러(6억9천만원상당)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 들어 급락세로 돌아서 지난 3월말까지 3개월간 무려 6% 급락했다. 이런 하락폭은 분기를 기준으로 2년여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멜버른의 주택 중간가격은 56만5천호주달러(6억5천만원 상당)로 불과 3개월 사이 3만6천호주달러(4천200만원 상당) 떨어졌다. 빅토리아부동산연구소(REIV)는 "이런 하락폭은 2008년 말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분기당 최고치"라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19일 전했다. 이런 현상은 고가주택 밀집지역일수록 더욱 심했다. 에센던 지역은 주택 중간가격이 이 기간에 무려 18.2% 급락해 90만호주달러(10억원 상당)로 추락했다. 볼윈은 8.4% 급락한 147만5천호주달러(17억원상당), 브라이튼은 7.0% 떨어진 150만8천500호주달러(17억원상당)로 각각 하락했다. REIV는 "주택가격 급락으로 주택매입자들의 주택 매입 여력이 증가하게 됐다"며 "이런 추세가 더 진행될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IV 최고경영자(CEO) 엔조 레이몬도는 "주택시장이 지난해 활기찬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 매도자 우위 시장은 끝났다"고 진단했다. 주택산업협회(HIA) 이코노미스트 매튜 킹은 "멜버른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20% 급등했다"며 "하지만 7차례 이어진 기준금리 상향 조정에 따른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상에 더해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택가격 하락세가 완연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킹은 "만일 올해 주택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그 상승폭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현상은 이미 북동부 퀸즐랜드주의 인기 지역 고급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호주의 부동산 버블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더하고 있다. 퀸즐랜드부동산연구소(REIQ)에 따르면 주도 브리즈번에서 북쪽으로 150km 떨어진 누사헤즈의 선샤인코스트 주택 가격이 2008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무려 21%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4대 시중은행 웨스트팩은행과 멜버른연구소가 조사한 소비자 주택가격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