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글로벌 금융위기로 된서리를 맞았던 헤지펀드 업계가 다시 살아나면서 곧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체 헤지펀드 자산이 2조달러에 육박하면서 곧 2008년 초 전성기때의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2008년 9월 금융위기가 터지자 그해 헤지펀드의 평균 손실률은 19%에 달했다.투자금 회수와 일부 기금의 청산 등이 잇따르면서 헤지펀드의 투자금 규모는 전성기때에 비해 4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헤지펀드 업계는 2009년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작년에는 555억달러의 신규 투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호황을 맞았다.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올해 1분기 또한 자금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렌뷰캐피탈 같은 헤지펀드의 경우 2008년 심각한 자금 유출을 겪었지만 이후 10억달러 이상의 돈이 새로 들어왔고 지금은 51억달러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이 회사의 로렌스 로빈스 대표는 “우수 펀드들에게 대량의 돈이 들어오는 현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헤지펀드들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평균 20%와 10.3%의 수익률을 올렸다.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인 26.5%와 15.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도 S&P500 지수가 5.4% 올랐지만 새 헤지펀드 수익률은 1.6%에 그치기도 했다.수익률이 떨어지는 데도 헤지펀드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제로 수준 금리를 운용하면서 증시 이외에 포트폴리오를 위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연기금과 개인 투자가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WSJ는 “월가의 대형 은행과 함께 무분별한 투자로 금융위기를 몰고온 주범으로 비판받아 왔던 헤지펀드의 화려한 부활은 금융위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풀이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