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클라우드 시대] 뉴욕타임스 130년 데이터…클라우드로 하루 만에 DB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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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올 1500억 달러…2014년까지 年 35%씩 성장
원하는 정보, 원하는 만큼 언제 어디서든 사용 가능
국내 통신 3社 주도권 경쟁…KT, 클라우드에 2000억 투자
원하는 정보, 원하는 만큼 언제 어디서든 사용 가능
국내 통신 3社 주도권 경쟁…KT, 클라우드에 2000억 투자
수돗물을 각 가정마다 모아놨다가 써야 한다면 물 관리에 드는 비용과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다. 언제 얼마나 많은 양이 필요할지 몰라 가정마다 무조건 많이 확보하려 들 것이기 때문에 낭비도 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실생활에서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필요한 만큼 수도꼭지를 틀어서 물을 쓰면 된다. 수돗물이 어디에 저장돼 있는지,어떤 경로를 통해서 각 가정으로 오는지도 평소에 알 필요가 없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수많은 데이터도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아직까지는 대부분 사람들이 동영상,사진 등 대용량 파일을 자신의 PC나 스마트폰,노트북,외장 하드 등에 저장해 놓고 쓰곤 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도 각종 파일이나 정보를 서버에 저장했다가 수돗물을 틀어 쓰듯 그때 그때 불러와 사용하는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마치 구름 속에 데이터나 프로그램을 저장한 것을 연상케 하는 이른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5년 전 뉴욕타임스는 과거 신문기사 이미지를 PDF 파일로 변환해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가능토록 하는 뉴스 데이터베이스(DB) 디지털화 작업을 했다. 130년간의 신문기사와 1100만여개의 이미지 파일을 스캔한 결과 데이터 양이 4TB(테라바이트)에 달했다. 뉴욕타임스 자체적으로 이 데이터를 변환해 홈페이지에 저장할 경우 14년이 걸리고 100만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불과 하루 만에 변환이 가능했고 소요 비용은 겨우 240달러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얼마나 저렴하고 빠른 일처리가 가능한지 보여주는 이런 사례들로 인해 해외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2010년 683억달러(74조4400억원)에서 2014년 1488억달러(162조19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응용 서비스와 통신 인프라 산업까지 감안하면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시장은 2011년 1524억달러(166조1160억원)에 달하고 2014년에는 3434억달러(374조3060억원)로 3년간 매년 3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가트너는 2015년에는 세계 대부분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시장의 성장 속도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장 규모 또한 2011년 1조3000억원에서 2014년에는 2조5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모바일 혁명 주도
국내에서도 최근 통신 3사와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혁명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나 아마존,구글 등 해외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마치 웹하드를 이용하듯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인터넷에 접속해 언제든 내 파일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면 클라우드가 기존 웹하드 서비스나 서버 관리 프로그램 등과 다른 점은 뭘까. 핵심은 네트워크와 가상화 기술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이용하려면 인터넷 접속이 원활해야 한다. 지금 국내외에서는 3G망이나 무선인터넷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어디서든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가상화 및 네트워크 분산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에는 하나의 서버에서 하나의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나의 서버를 여러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기가(G)짜리 서버 5대를 이용할 경우 기존에는 각각 사용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1G 서버 5대를 1대처럼 묶고 사용량에 따라 실시간 재배치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이용시간이 많지 않은 밤 시간에 남아도는 서버를 그냥 방치했지만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해외 법인 등 서버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다. 놀고 있는 서버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서버 가동률이 높아지고 대규모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사용자들은 더욱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기업 KT,클라우드로 승부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국내 기업 중 하나는 KT다. KT는 작년 4월 회장 직속으로 '클라우드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자동 백업 기반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저장공간) 서비스를 개인용 및 기업용으로 출시했다.
또 올해 신규 출시한 온라인게임 '캐치캐치'와 인터넷 실시간 방송 '올레온에어' 등 웹 기반 신규 서비스를 모두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으로 했다. KT는 올해 3월 기업형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ucloud cs'(유클라우드 씨에스)와 'ucloud cdn'(유클라우드 씨디엔)을 출시했고 상반기 중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KT는 서버 업그레이드 및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올해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천안 CDC(클라우드데이터센터) 기반 설비를 확충했고 목동의 기존 IDC(인터넷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전용 1개 층을 신설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IDC에 클라우드 전용 설비가 생기면서 천안 CDC와 서로 보완이 가능해 한층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