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치에도 못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내년 이후 2016년까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 184개 국가의 평균 성장률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성장률은 2012년 4.2%, 2013년 4.2%, 2014년 4.0%, 2015년 4.0%, 2016년 4.1%로, 세계 평균 성장률 4.5%, 4.5%, 4.6%, 4.7%, 4.7%와 비교해 연도별로 최소 0.3%포인트에서 최대 0.7%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불렸던 다른 세 국가들보다도 성장률이 낮다. 같은 기간 홍콩보다 0.01%포인트~0.3%포인트, 싱가포르보다는 0.03%포인트~0.2%포인트 각각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의 성장률은 한국을 0.9%포인트~1%포인트씩 꾸준히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성장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은 현상이 2000년대 초반 이후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1980년 이래 2002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석유파동을 겪은 1980년(-1.9%)과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5.7%) 등 두 해만 제외하면 모두 세계 경제 성장률을 웃돌았다. 1983년에는 무려 9.4%포인트나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카드대란이 터진 2003년부터 저성장률 현상이 나타났다. 200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8%로 세계경제 성장률(3.6%)보다 0.8%포인트 낮았던 것을 시작으로 한국과 세계경제 성장률 격차는 2004년 -0.3%포인트, 2005년 -0.6%포인트, 2006년 -0.1%포인트, 2007년 -0.3%포인트, 2008년 -0.6%포인트 등 6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2009년 0.7%포인트, 2010년 1.1%포인트 세계경제보다 더 성장했고, 올해도 한국의 성장률이 0.1%포인트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물론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저성장 기조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 인위적 경기부양 대신 체질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카드 사태 이후 성장보다 복지에 중점을 두면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노동 가능인구가 줄면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어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 필수적"이라며 "투자활성화, 생산성 향상 등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