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새로운 변화를 준비 중이다. 바로 '한국형 헤지펀드'의 도입과 허용이다. 이미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기관투자가 및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일반화된 투자 방법이지만 국내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대안 투자대상으로 조명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일반투자자가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방법 중에서는 재간접 헤지펀드를 통한 투자가 가장 효율적이다. 이는 해외 헤지펀드 운용사와 펀드에 대한 이해와 분석,투자 후 사후 관리,청약 및 환매 시 다양한 서류 작성 및 해외자산 투자 시 환위험 헤지 등을 국내 전문 운용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정부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허용과 국내 안정적인 정착을 목표로 해외 사례 및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국내 관련법과 규정을 신설,보완하고 있다. 또 초기 도입 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투자자 보호 및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헤지펀드 관심 고조

해외 헤지펀드는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상품은 아니다. 이미 2003년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으로 소개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당시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헤지펀드 상품이 정착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헤지펀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알파(α)'라는 절대수익형 상품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당시 국내 금리 수준이 상당히 높았고 투자기간도 1년 단기상품으로 나와 헤지펀드 고유의 성격과는 괴리가 컸다.

헤지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전통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와 분산효과다.

우리가 알고 있는 α수익,즉 절대수익 추구는 헤지펀드 자산을 장기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헤지펀드 성과도 그 운용 대상이 금융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산(주식 채권 상품 통화 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라 성과의 차이가 존재한다. 어떠한 운용전략을 선택하느냐,어떤 운용사와 매니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운용성과 및 투자위험의 정도가 달라진다.



◆헤지펀드는 1~2년짜리 투자상품 아니다

판매사 직원들은 헤지펀드 교육 및 상품설명회에서 자주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한다.

"헤지펀드 운용사 실사는 하는가" "펀드 운용 현황을 어떻게 모니터링하며 판매사와 고객에게 어떻게 알려주느냐" "목표 수익률을 어느 정도 잡아야 하며 얼마나 오래 투자해야 하느냐"

시장과 고객이 많이 변했고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운용서비스를 위한 인프라와 프로세스의 구축도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장기투자'와 '포트폴리오 분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헤지펀드 투자는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장기투자가 요구된다. 1년 또는 2년만 투자하는 상품이 아니다.

대부분의 투자자와 PB들은 헤지펀드 상품 역시 좋은 성과가 예상되는 기간을 판단해 그 기간 동안만 투자하려 한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절대수익은 특정 기간 단기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아니다.

다른 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를 통해 얻게 되는 분산효과 역시 헤지펀드를 장기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가치이다.

최근 소개되는 재간접 헤지펀드 상품은 유동성 면에서 많은 개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헤지펀드 고유의 장기투자 특징과 배치되는 면이 없지 않다.

대부분의 상품이 한 달 이내에 환매가 가능하며 매주 하위 펀드의 성과가 반영되는 구조다. 상품구조 면에서 유동성이 개선돼 상품성은 좋아졌으나 역으로 헤지펀드 투자의 고유 특성(유동성 프리미엄에 의한 안정적 수익창출)을 살리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즉 헤지펀드는 단기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보다는 장기투자 시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시장하락 때 손실을 최대한 방어하고 안정적인 장기성과를 취하려는 목적이 우선돼야 한다.

◆재간접 운용사 역할 중요

헤지펀드 투자 시 운용사 선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사는 다양한 투자전략과 운용사,지역 분산을 통해 투자자의 목표 수익 및 위험 수준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조합해 운용한다.

재간접운용사는 우선 투자자의 목표 수익 및 위험을 파악한다. 투자자의 특정 목표 수익에 맞도록 하향식(톱다운) 전략배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짠다.

향후 시장전망 및 전략별 위험 · 수익전망에 따라 각 하위 전략별 투자비중이 결정되면 각 전략에 해당하는 하위 운용사 및 펀드를 고르게 된다.

대부분의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사는 하위 헤지펀드 운용사의 정성 및 정량분석을 통해 전략별 투자가능 풀을 보유하고 있다. 운용사는 정기적으로 하위 운용사를 방문,실사해 사전 체크 항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바탕으로 내부 선정위원회에서 투자 운용사를 결정한다.

각 하위펀드의 배분은 투자자 위험성향 또는 기타 유동성 가이드라인에 맞춰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투자 이후에는 매월 지속적인 성과와 운용현황을 모니터링해 운용사의 전략과 펀드성과가 투자 목적에 적합한지 판단한다. 헤지펀드 투자 시 사후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고객에 대한 운용보고뿐만 아니라 투자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간접 운용사는 사후관리에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도입되면 한국형 헤지펀드가 다양하게 선보이게 될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과 준비로 성공적인 금융산업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양봉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AI부문장 bjyang@truefriend.com